[단독]"종교에 기부하려고"…200억 유사수신·사기 저지른 30대 주부 구속

서울 중랑경찰서.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조해영 박순엽 김동현 기자] 종교 기부를 위해 주변인 등을 상대로 200억원 상당의 유사수신·사기를 저지른 30대 주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유사수신행위와 사기 등의 혐의로 주부 홍모(37)씨를 구속해 지난 13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홍씨는 “종교 활동을 하며 기부를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해자 113명으로부터 198억원 상당의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이 가운데 26명으로부터는 86억원 상당의 사기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유사수신은 등록이나 신고 없이 불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홍씨는 피해자들에게 자신에게 돈을 투자하면 원금 보장은 물론이고 매달 수십만 원씩의 이자를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홍씨는 초등학교 학부모회의 임원을 지내는 등 대인관계가 원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홍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종교 활동을 하며 신념에 따라 기부를 하기 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홍씨가 주변인들로부터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리며 일명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피해자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뒤 지난 6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홍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씨가 믿었던 종교는 일명 ‘사이비 종교’는 아니다”며 “수사 과정에서 종교단체가 범행에 관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