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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려 최악의 위기 상황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당이 시릴 라마포사(65) 부통령을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
외신들은 남아공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새 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라마포사 부통령을 선출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마포사 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전 부인이자 내무·외무·보건부장관을 지낸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68)를 제치고 ANC의 대표가 됐다.
ANC는 2014년 총선에서 62.2%의 지지를 얻어 전체 400석 가운데 249석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 지지율이 54%까지 떨어지면서 요하네스버그, 프리토리아, 넬슨만델라베이 등 거대 도시 3곳의 시장직을 내줬다.
라마포사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부패를 청산하고 다음 총선에서 사상 최초로 여당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ANC를 구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ANC의 당 대표는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인 인종차별과 부실한 교육, 열악한 주거환경로 고통받은 국민들이 ANC에 등을 돌린 끝에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부패와 추문 스캔들로 당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과거 백인 통치에 맞서 싸운 남아공공산당(SACP)과 남아공노동조합총연맹(COSATU)은 이미 ANC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ANC는 2014년 총선에서 62.15% 지지를 얻어 전체 400석 가운데 249석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지방선거 때 지지율이 54%까지 추락했다.
라마포사는 연설에서 “우리 앞의 위대한 부활의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위대한 남아공과 부패척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국가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과거 백인 우월주의에 근거한 남아공의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과 제도였던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백인 소유 광산들에서 대규모 파업을 주도한 노동운동가였던 그는 현재는 재벌로 변신했다.
남아공에서 가장 부유한 흑인 기업인의 딸과 결혼한 라마포사 대표는 그는 개인 자산이 5억 달러(약 5430억원)에 달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라마포사 부통령은 아프리카에서 42번째로 부자다.
라마포사 대표는 2014년 경영을 그만두고 정계에 재입문했고, 주마 대통령이 그를 부통령으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