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달러-원 환율은 외환 당국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반등하며 108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3원 상승한 1085.5원으로 마감했다. 기준환율(MAR·시장평균환율)은 전날보다 5.3원 밀린 1082.7원을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거래된 현물환은 125억4500만달러 규모였다. 고점은 1087.5원, 저점은 1078.8원으로 변동폭이 컸다.
이날 외환시장은 간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 반영되며 1.5원 내린 1081원으로 출발했다.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과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서 생긴 환전수요가 맞부딪히며 108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오후 2시30분께 외환 당국이 외환규제 강화 계획을 내놓자 오름폭을 키우며 장을 마쳤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30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토빈세 취지를 살린 외환거래 과세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기업이나 역외시장(NDF)의 투기 수요가 가시화하면 은행의 선물환 거래 여력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기술적 지표에 따라 방향성 없이 움직이던 흐름을 보이다 장 막판 최 차관보 발언이 나오자 숏커버(손절매수) 물량이 유입되며 확 감겨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외환시장은 1080원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양적완화 조기종료나 뱅가드펀드 자금유출을 포함해 환율을 끌어올릴 재료들이 소화돼야 환율이 다시 하락 흐름을 재개할 것”이라며 “워낙 단기간 급등한 면이 있어 아래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