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영효 기자] 일부 대형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이 소속 변호사나 회계사가 사외이사로 있는 금융회사의 법률자문 또는 회계감사 업무를 맡은 사례가 확인돼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는 89개 금융회사를 조사한 결과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55명 중 절반이 해당 회사의 법률자문이나 회계감사를 겸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경우 소속 변호사들이 우리금융지주(053000), 농협, 한국씨티금융지주, 한국씨티은행, 삼성증권(016360), 신영증권(001720)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다"며 "태평양과 세종 등 대형 법무법인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해당 금융사에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챙긴 자문료만 1326건, 122억원에 달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법무법인 변호사와 회계법인 회계사가 사외이사로서 금융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끼치고 월급을 받아가면서, 자문을 해서 자문료도 받아가면 사외이사 자격요건을 규정한 법취지에 위배된다"며 "소형 로펌 등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금융당국이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래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들은 원래 이런 식으로(사외이사와 자문을 겸임하는 것)할 수 없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며 "일부 회사에서 그런 문제제기가 있어 금융감독원에서 확인했으며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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