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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급격한 유가 상승 등 없이 예상대로 갈 때는 3.5% 수준이 좋다”며 “3.5%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금통위원도 있고 그 아래로 판단하는 위원도 있다. 모든 의견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12일 기자회견에서도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 3.5%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지만 그보다 낮게 보고 계신 위원들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3.5% 위로도 열려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 총재는 11월 추가 빅스텝을 묻는 질문에 “답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지켜보기로 한 만큼 추가 빅스텝을 포함한 최종금리 3.75%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7, 8월 ‘당분간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했다가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를 키워 환율을 올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감안해 포워드 가이던스에 조심스러워진 모습이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를 끝낸 후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강연을 통해 “7~8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할 때 0.25%포인트 인상 기조는 9월 FOMC의 결정을 보고 다시 고려할 것임을 조건부로 얘기했고 ‘연준으로부터 독립돼 있지 않다’는 말을 했음에도 이를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보다 ‘서약’이나 ‘약속’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에 최종금리 3.5% 수준도 11월 FOMC 결정, 유가 등이 변수로 제기된다. 시장에 형성된 미국 연말 금리는 4.5~4.7%인데 한은이 11월 빅스텝을 한다고 해도 연말 한미 금리 역전폭은 1.25%포인트로 벌어진다. 2000년 12월(-1.25%포인트) 이후 가장 많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 발생해도 괜찮냐는 질문에 “(한미 금리차를 고려해)기계적으로 결정한다면 금통위원은 필요가 없다”며 “상황에 따라 과도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이 금통위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을 경우 물가가 6%대로 다시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또 다른 한편에선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가 전환되는 ‘피봇(Pivot)’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11월, 12월 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릴 가능성을 얘기하지만 (금리 인상이) 무한히 계속될 수 없다”며 “미국 (금리 인상폭 축소가) 12월에 이뤄질지, 내년 1월에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시장의) 기대가 바뀌는 시기가 머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만 멈춰도 환율 급등세를 방어하기 위해 한은 역시 강하게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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