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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한양대 연구진이 수년간 이차전지 업계의 난제로 꼽혀온 ‘코발트 없는 양극재’를 개발했다.
한양대는 선양국(사진) 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성과를 얻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인력양성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윤종승 신소재공학과 교수, 박건태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생 등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Nature Energy)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성과가 상용화될 경우 이차전지의 안정성·성능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낮출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이차전지는 NCM(니켈·코발트·망간)·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가 주원료다.
양극재는 이차전지 생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이며, 이 중 코발트는 필수 불가결한 원료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원료에 비해 코발트 가격이 높다는 점,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 등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른바 ‘무(無) 코발트’ 양극재 개발이 차세대 이차전지 시장을 선점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은 이유다.
연구팀은 무(無) 코발트 양극재 개발을 위해 코발트 제거가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코발트가 제거된 배터리 양극재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충전 시 균열(crack)이 나타난다. 이는 양극재의 수명과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라 무 코발트 양극재를 만들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연구팀은 균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방사배열 막대형상 결정립(grain)’으로 구성된 양극재를 만들었다. 특수 형상의 결정립을 통해 기존 결정립과 달리 양극재 부피 변화에 따른 압박을 줄이고, 리튬이온이 빠르게 확산토록 통로를 만들어 균열 문제를 해결했다. 이어 코발트 없는 양극재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고자 리튬과 전이 금속의 ‘교대배열 결정구조’를 제시했다. 코발트의 부재로 나타나는 결정구조의 적층결함(stacking fault)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결정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고 코발트의 역할을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했다.
대학 관계자는 “새로운 무(無)코발트 양극재는 반복적 고속 충전에도 안정성을 보였다”며 “1회 충전으로 700~800km 주행이 가능하고, 20년간 전지를 사용해도 성능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