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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봄, 졸업식과 입학식의 무더기 축소·연기로 화훼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화훼 소비 활성화 노력과 화훼법 시행 등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11일 열린 제26회 ‘농업인의 날’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은 이날 이데일리와 만나 “화훼도 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과 기쁨을 모든 화훼인들과 나누고 싶다”며 화훼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힘줘 말했다.
임 회장은 화훼산업법 제정과 농가 조직화를 통한 소득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30여년 간 화훼를 재배하면서 화훼인들의 애로사항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화훼를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문화로 승화하기 위한 화훼법 제정과 작목반·협동조합 등을 통해 공동 구매·배송·판매하는 등 조직화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작년엔 각종 행사 취소 등으로 생산농가 약 40%가 판매물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피해를 입었다. 임 회장은 “정부와 각 기관의 화훼 사주기 운동, 타업종 변경 지원 덕에 현재는 가격이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 같다”며 “코로나19 극복 영농지원 바우처, 원테이블 원플라워 등 꽃 생활화 운동 등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화훼법은 화훼산업 발전과 진흥을 위해 진흥지역 지정과 진흥 전담기관 지정, 화환 재사용 표시 의무화 등 내용을 담았다. 화훼법을 통한 산업 발전을 위해선 이를 위한 예산 지원 등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또 “화훼인들은 현재 품목별로 이뤄지고 있는 자조금도 하나로 묶어 통합자조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화훼의 정의를 확실히 규정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임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조화(造花)로 만든 화환이 화훼로 인정돼 저렴한 원가로도 높은 가격을 받는데다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 배출의 주범이 된다”며 “조화 화환을 인정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재사용처럼 조화 표시제를 적용해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화훼산업 자체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임 회장은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구독서비스 등 판매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며 “식탁 위 꽃 한 송이로 가족 간 대화가 이뤄지고 어르신들이 화분을 손주 돌보듯 키우는 문화를 통해 하루 빨리 반려식물이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