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고대 금속문화의 정수 '도금기술' 되살렸다

오희나 기자I 2016.10.24 12:00:00

매실산 사용 바탕금속 표면부식과 금-수은 아말감기법 사용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대 금속문화의 도금 기술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양성광)과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고대(古代) 금속문화의 정수(精髓)인 도금(鍍金)기술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실산을 사용한 바탕금속 표면의 부식과 금(Au)-수은(Hg) 아말감기법을 사용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전통 금도금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현재 금도금기법(전기도금)에 사용하고 있는 바탕소지인 금속을 부식시키는 질산, 염산 등의 물질을 대신했던 물질 찾기(매실즙)와 적용, 도금금속인 금의 상태(금분金粉과 금박金箔) 등 여러 차례 실험을 시도한 바 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얻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연구책임자 윤용현박사, 전시관운영팀장)은 경주 월지에서 출토된 금동삼존판불을 복원모델로 설정한 뒤, 금동삼존판불의 바탕금속인 청동(구리 89 : 주석 11%) 시편(2.3×3.5cm)을 수십 개 만들어 3차례에 걸친 단계별 아말감도금 실험을 진행해 가장 완벽한 도금 조건을 찾았다. 그 다음 전통 금도금 방법인 매실산과 금분을 수은에 녹여 만든 아말감으로 신라 금동삼존판불을 원형에 맞게 복원할 수 있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과제 일반연구자지원사업(보호분야)의 지원으로 ‘금속(청동·황동·금동 등) 전통 주조, 가공기술 및 응용기술연구’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금속인 구리는 무른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주석을 합금해 더 단단한 청동을 만들어 금속문화를 꽃피웠다”며 “이 같은 신소재의 탄생이 새로운 기술 발전에 바탕이 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국립중앙과학관 겨레과학 전시에도 당시의 소재와 기술을 국민들께 보여 줄 수 있는 전시기법을 시도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2014년도에 ‘천공개물(天工開物)’과 구한말 헐버트 교수가 ‘KOREAN REVIEW’에 담은 동전주조기술 내용을 바탕으로 주물사 주조법에 의한 황동 상평통보 모전판을 복원한 바 있다. 이러한 금도금기술과 황동상평통보의 복원 등은 전시를 풍성하게 할 뿐 아니라 관련 학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 금·수은 아말감법으로 복원된 경주 월지출토 신라 금동삼존판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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