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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은 재투표 VS 상원은 강행…호세프 탄핵 혼란 가중

장순원 기자I 2016.05.10 14:34:58

임시 하원의장 "절차상 문제‥재투표 실시"
상원의장 "이미 절차 진행‥11일 투표 강행"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탄핵 벼랑으로 몰렸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회생의 불씨가 켜졌다. 탄핵안을 통과시킨 하원 쪽에서 절차상 문제를 들어 재투표를 추진하면서다. 그렇지만 호세프의 희망이 현실화할 지는 미지수다. 상원은 여전히 탄핵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호세프 탄핵을 둘러싸고 브라질 정국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출처:AP
바우지르 마라냐웅 임시 브라질 하원의장은 9일(현지시간) 지난달 하원 진체회의에서 치러진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투표가 무효라고 선언했다.

마라냐웅은 부패 혐의로 직무가 정지된 에두아르두 쿠냐를 대신해 지난주부터 브라질의 임시 하원의장을 맡은 인물이다.

지난달 하원 투표에서 찬성 367명, 반대 137명, 기권 7명, 표결 불참 2명으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됐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호세프 탄핵절차가 본격 가동됐다.

마라냐웅 의장은 이 하원 투표 절차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의원 개인의 소신과 신념에 따라 투표가 진행돼야 하는데, 각 정당이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각 의원의 자율적인 표결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하원을 통과하고 오는 11일 상원 투표를 남겨 놓은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는 다시 하원으로 돌아와 투표해야 한다고 마라나웅 의장은 밝혔다.

하지만 헤난 칼레이루스 상원의장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심판을 위한 상원 전체 회의 표결이 예정대로 11일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원은 몇 주 전에 탄핵심판 표결을 시행하기로 했고, 특별위원회에서도 탄핵 의견서가 채택됐다”고 강조하며 마라냐웅 의장의 무효선언은 이미 때늦었다고 반박했다.

탄핵을 주도해온 테메르 부통령과 야권 인사들은 마라냐웅 의장의 탄핵 무효 선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연방대법원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마라나웅 하원의장이 표결 무효를 강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상원으로 넘겨진 탄핵안 예정대로 11일 전체 회의 표결에 부쳐진다면 브라질 정국은 또 한번 안갯속에 휩싸일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탄핵안 처리를 놓고 최대 정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진보당(PP)이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체회의 표결에서 의원 81명 가운데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연방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심판이 시작된다.

탄핵심판은 최대 180일간 계속되며 이 기간에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탄핵심판에서 적법성이 인정되면 탄핵안은 다시 상원 전체 회의 표결에 부쳐지고,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최종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부통령이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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