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완구 카드’가 이례적으로 야당으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은 “아주 기쁘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이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총리 후보자에 내정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직 수락의 변을 밝힌 후 곧바로 새정치연합부터 찾았다.
문 위원장은 이 후보자의 방문에 “모처럼 정치인 출신의 총리가 나오게 돼 아주 기쁘다”고 환영했다. 그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정치인 출신이라 총리직을 수행하기 위한) 예행연습 없이 곧바로 총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예행연습을 하는데 만 6개월 정도 걸리는데, 시간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그러나) 야당 입장에서 좋은 협상 파트너였지만, 이제는 협상이 아닌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라며 “총리는 ‘아니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을 대표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총리”고 강조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명심하겠다. (문 위원장은)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 배우고 느끼게 해주시는 분”이라며 “청문회를 통과하면 야당과 대통령 간 소통이 자유로운 통로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총리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야당을 이기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내각 인사를 두고 이처럼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이에 이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역시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책임총리’로서 이 원내대표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그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확고해 보인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평소처럼 소통과 양보가 이어진다면 (청문회 통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제정 등 살얼음판을 걷는 숱한 협상에서도 여야 간 원만한 합의를 해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의 ‘도덕성’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그는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주변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의당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행정경험과 더불어 여당 원내대표 등 국회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에서 일면 기대되는 바가 있다”(김제남 원내대변인)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는 24일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한다. 야당에는 다음 달 4~5일 인사청문회 개최를 제안했다.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후보자 사무실에서 청문회를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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