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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 입국…2018년 예멘 난민 반대여론보단 적어
3년 전 예멘 난민의 입국을 반대했던 목소리는 이번에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제주도로 내전을 피해 도망쳐 나온 예멘 난민 500여명이 대거 입국하자 난민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국론이 분열됐다.
같은 해 6월 30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는 ‘난민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집회 장소와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는 ‘난민 찬성’ 집회가 맞불을 놓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었다.
분위기가 다른 점은 ‘여론의 바로미터’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알 수 있다. 2018년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 신청 허가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고, 70만명이 동의했다. 반면 이번에는 27일 오후 3시 기준 2만3000여명이 지지했다.
아프간 난민들이 머물 충북 진천 인재개발원 주변에는 진천군민과 시민단체 등이 “아프가니스탄 시민 여러분 한국 입국을 환영합니다”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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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 사태와 사뭇 달라진 이유에 대해 ‘배경 지식과 정보의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권 시민단체들이 연합한 난민인권네트워크 의장으로 활동 중인 공익법센터 ‘어필’ 이일 변호사는 “2018년에는 예멘이 어디 있는 나라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 아프간 분쟁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의 행각에 대해서도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수차례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반면 예멘 사태 때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가 난무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가짜 난민이 한국에 들어와 대한민국 전역에 테러하려고 한다. 제주도에 임시 체류하는 일부 난민이 한국인을 상대로 강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허위 사실이 퍼지기도 했다.
◇충분한 설명 동반…난민 향한 시선 바뀌어
난민으로부터 얻은 학습 효과와 정부의 사전 설명이 이 같은 분위기 변화에 한몫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8년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몰려도 정부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난민 반대 여론이 본격적으로 확산하자 8월 법무부가 “허위 난민을 막기 위한 심사를 강화하고, 난민 심사 인력을 충원하겠다”라고 입장발표를 했다.
국회는 이러한 반응에 동조해 난민 심사 강화와 체류지역 제한 등 규제를 강화하는 난민법 개정안을 연이어 발의함으로써 ‘난민=위험한 인물’이라는 구조가 양산됐다.
반면 이번에는 이송 전부터 난민에 대한 정부의 설명이 동반됐다. 외교부는 ‘특별 기여자’라며 “도착할 이들은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과 코이카(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던 직원과 그 가족이다”라며 이들의 신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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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프간 난민’들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민은 오해가 풀렸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박모(29)씨는 “난민이라 하면 총을 든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떠올렸었는데, 곰 인형을 든 아이를 보니 우리와 같은 똑같은 사람이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난민을 반대했다던 이모(40)씨 역시 “인도적인 차원에서 난민을 받은 것은 찬성한다”면서 “이들의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전 세계적인 아프간 난민 이송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호주, 독일 등도 조력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이미 8월 초 아프간 조력 난민 1만5000여명을 대피시켰고, 추가 이송을 계획 중이다. 영국과 독일도 각각 2000여명과 3500여명을 이송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