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고공 행진하자 연립·다세대주택의 몸값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내 집 마련 수요가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매매가격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거래량은 아파트를 제쳤다.
|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지수는 106.7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 역시 109.0을 기록하며 통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연립·다세대를 원하는 수요와 가격이 모두 높다는 의미다.
연립·다세대 거래량도 아파트를 앞질렀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에서 연립·다세대주택의 거래량은 총 5449건으로 같은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3920건을 웃돌았다.
7월 역시 연립·다세대주택은 2728건으로 같은 기준 아파트 거래량보다 20% 더 많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보다 월간 기준 2배 정도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공급이 부족해지자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의 전셋값과 매매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은 대체재인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로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시행 1년 만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9억 5033만원에서 11억 5751억원으로 급증했다. 1년 새 21.80%가 증가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평균 1억 3551만원 상승했다. 1년 만에 오른 전셋값과 매맷값은 도시근로자 처분가능소득 417만원(2021년 1분기 기준)을 고려하면 한 푼도 쓰지 않고 32개월 이상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상대적으로 연립·다세대 주택의 가격은 저렴하다. KB시세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3억 2980만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1월(3억2207만원)보다 8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8월(3억 113만 원)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매달 상승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지역에 따라 연립·다세대 주택의 수요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대체재인 연립·다세대 매매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택공급이 늘어날 때 연립·다세대의 가격 지지선이 금방 무너질 수 있어 상황에 맞는 구매 계획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