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테슬라는 26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7~9월) 2190만달러(약 249억1344만원)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12분기(3년) 만의 흑자 달성이다. 테슬라가 분기로 순이익을 낸 것은 창사 13년만에 두번째다. 1년 전 같은 기간만 해도 테슬라는 2억29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었다.
깜짝 실적에 힘입어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나 뛰어 주당 212.05달러까지 치솟았다.
◇차량 판매·매출 사상 최대
테슬라는 신차 출시와 신규 매장 오픈, 비용 감축 등으로 3분기 실적이 크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모델S 세단과 모델 X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이 기간 차량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모델S 1만6047대, 모델X 8774대 등 총 2만4821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판매된 것이다. 모델X의 경우 미국 대형 럭셔리 SUV 시장 점유가 6%까지 올랐다.
차량 판매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9억3680만달러에서 23억달러로 크게 뛰었다. 시장 전망 19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별항목 조정 순이익은 주당 71센트를 냈다. 54센트 손실을 전망했던 시장의 예상을 뒤엎었다.
실적 호조에 시장도 반색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자율주행모드 관련 운전자 사망사고, 태양광에너지업체 솔라시티 인수 논란 등으로 악재에 시달렸었다. 또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테슬라가 투자금을 모아 과거의 빚을 갚아나가는 방식이 지속적으로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던 터였다. 조 데니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테슬라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기술적으로도 향상을 보이고 있으며 대량생산이라는 목표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고 분석했다.
◇4분기도 실적 호조 기대..솔라시티 합병도 파란불
테슬라는 또한 5065대의 자동차가 고객에 인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실적은 4분기에 포함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스톡옵션(주식보상)을 제외하면 4분기에도 수익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머스크는 “3분기가 좋으면 4분기 실적이 나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4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 호조로 개발 중 모델3 출시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테슬라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모델3 개발 작업을 추진 중인데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모델S 개발을 앞두고 현금 흐름 개선 등의 압력에 시달려왔다. 테슬라는 이에 따라 자본지출 계획도 당초 22억5000만달러에서 총 18억달러로 낮췄다.
테슬라는 또한 차량 생산 목표를 작년 5만대에서 2018년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작년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는 1위지만 생산물량의 제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비야디(BYD)에 밀려 2위를 기록 중인 테슬라가 비야디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테슬라는 또한 향후 전기차 대량생산의 필수적인 네바다주 기가배터리 공장 건설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존슨 바클레이스 자동차부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모델3 생산과 배터리공장 건설 등에 내년까지 25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실적 호조로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서 태양광 업체 솔라시티 인수 계획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테슬라와 솔라시티 합병회사는 2018년까지 125억달러 가량의 자금조달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테슬라는 머스크가 세운 솔라시티를 26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며 양사 주주들은 다음달 17일 인수안을 표결에 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