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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워 파고 넘자'…호텔업계 인수합병 붐

권소현 기자I 2015.12.10 11:39:23

메리어트의 스타우드 인수 이어 아코르는 FRHI 접수
성숙기 진입에 숙박공유업체 등장으로 위협
M&A로 경쟁력 확보하고 가격협상력 높여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호텔업계 인수합병(M&A)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호텔 산업은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에어비앤비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9일(현지시간) 아코르는 FRHI홀딩스를 현금과 주식으로 인수키로 합의했다. 아코르는 FRHI홀딩스 주주인 카타르투자청과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경영하는 킹덤홀딩스(KHC)에 8억4000만달러의 현금을 지불하고 4670만주의 아코르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인수규모는 총 30억달러 가량이다.

아코르는 소피텔, 노보텔, 머큐어, 이비스 등 10개 브랜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호텔 객실만도 50만개에 달한다. 지난 2012년 모텔6 브랜드를 매각한 이후 미국 시장에서의 기반이 축소됐지만 이번 FRHI홀딩스 인수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FRHI홀딩스는 페어몬트, 래플스, 스위소텔 등의 호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 월드와이드를 122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올해 호텔업계 최대 M&A로 이를 통해 30개 호텔 브랜드와 100만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한 세계 최대 호텔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랴오닝 완행 그룹이 다롄 라인 코스트 베이케이션 빌리지를, 선전그레이트웨일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선전센추리플라자호텔을, 유하이인더스트리얼이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를 각각 인수했다.

10월에는 피코홀딩과 S호텔앤리조트가 주피터 호텔스 홀딩스를 23억7000만달러에 사들였고 6월에는 씨트립닷컴 인터내셔널이 호메인스 호텔그룹을 13억달러에 샀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경쟁적으로 M&A에 나서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호텔업계 성장속도가 둔화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업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호텔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기반으로 경쟁하기 위해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고 또 대형 호텔일 수록 익스피디아나 부킹닷컴 등 온라인 예약사이트와 수수료 논의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세바스티앙 바진 아코르 최고경영자(CEO)는 “요즘은 규모가 중요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인수합병을 통해 매출원은 다양해질 것이고 중급이나 저렴한 호텔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마드 조크 킹덤호텔인베스트먼트 CEO는 “FRHI 브랜드가 단독으로 있는 것보다 아코르 산하로 들어갔을 때 기업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이 매각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규모와 브랜드 관리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호텔업계 주요 인수합병(출처=S&P캐피탈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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