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부진한 온라인사업에서 발을 뺀다.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구글의 위세에 밀린 사업 영역은 접고 강점이 있는 클라우딩 컴퓨터나 운영체제(OS)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MS는 웹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은 버라이즌 자회사 아메리칸온라인(AOL)에, 지도 기술 부문은 유사 콜택시 업체 우버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OL은 앞으로 10년간 주요 국가들에서 MSN, 아웃룩닷컴, 엑스박스, 스카이프 및 일부 앱에서 디스플레이 광고를 판매하게 된다. 대신 AOL은 MS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내년부터 MS의 인터넷 검색엔진 ‘빙(Bing)’을 쓰기로 합의했다. 이제까지 AOL은 구글 검색 엔진을 이용해 왔다. 또 MS는 버라이즌과도 AOL을 통해 MSN 포털과 X박스 게임을 공급할 예정이다.
MS는 스티븐 발머 당시 최고경영자(CEO)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2006년 웹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 도전했다.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실시간 광고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온라인 광고회사 어퀀티브(aQuantive)를 63억달러(약 7조276억원)에 사들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2008년 어퀀티브 영업권을 상각(손실처리)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2013년에는 아틀라스 광고 플랫폼을 페이스북에 매각하고 글로벌 광고 인원을 일부 정리했다.
그리고 이번엔 웹 디스플레이 광고 부분까지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MS는 웹 포털 MSN과 검색엔진 빙이 주력인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최근 5년간 10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봤다.
한편 이번 웹 디스플레이 광고 매각으로 MS 직원 500명이 AOL로 이동할 전망이다. 또한 나머지 인력은 MS 내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다.
이밖에 MS는 이미지 획득과 지도 데이터 프로세싱을 담당하는 지도 사업 부문 일부를 ‘우버’에 넘기기로 했다.
MS는 향후 OS와 클라우딩 컴퓨터, 모바일 영역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48) CEO는 당시 “우리 앞에 놓인 기회는 엄청나게 많지만 이를 붙잡기 위해서는 확실히 초점을 맞추고 더 빨리 움직이고 계속 변신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