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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계로 분류되는 서청원 김태호 이정현 최고위원은 오는 29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한 의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내 전체로 보면 친박계 의원들이 몇 명 안되지만 최고위원단에는 많다”면서 “다음주 초 최고위원회의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윤상현 의원(청와대 정무특보)도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하는데 아직 일단락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친박계가 이처럼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적극 주장하는 것은 청와대의 강경 기류와 관련이 깊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어떤 메시지가 (유 원내대표에게) 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여당이 대통령의 의중을 알아듣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했는데도 정작 유 원내대표는 이를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이날 “박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바짝 고개를 숙이긴 했지만,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다른 친박계 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정치 스타일상 어제 의원총회 전에 자진사퇴를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면서도 “일단 유 원내대표는 사퇴하지 않고 내년 총선까지 가겠다는 전략인 것 같은데, 사퇴론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친박계 지도부 동반 사퇴 등 극단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현재 최고위는 김무성 대표 외에 서청원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이정현 최고위원과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으로 구성돼있다.
이 중 친박 핵심인 서청원 김을동 이정현 최고위원 외에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도 친박계와 발을 맞출 수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이 ‘행동’에 들어갈 경우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의견이 상당하다. 비박계 재선 의원도 “아직 임기가 많이 남은 대통령의 뜻을 등에 업고 주장한다는 것 자체로 힘이 있다는 얘기”라면서 “이는 총선 공천권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했다.
친박계 지도부가 집단 사퇴한다면 ‘김무성 체제’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자기정치’에 나선 김무성 대표도 유 원내대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의 관계”라고 했다.
친박계는 이미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유 원내대표가) 그동안 미숙한 협상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고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