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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의 낮 기온은 31~36도로 예측됐다. 오전 10시 국내 183개 지역 중 제주 산지와 울릉도·독도, 서해5도를 제외한 나머지 180곳에는 폭염 특보가 발표됐다. 최근 발생한 폭염은 여름철 더위를 일으키는 전형적인 기압계 형태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반도 남쪽에서 뜨거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중·하층 대기에 자리 잡고, 그 위를 같은 성질의 티베트고기압이 덮으면서 북쪽에서 찬 공기를 끌어오는 상층 제트기류가 국내로 내려오지 못했다. 여기에 서쪽에서 온난다습한 공기가 추가로 들어오면서 전국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연일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폭염과 열대야가 길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7.2일로, 같은 기간 평년 평균(4.9일)보다 2.3일 길었다.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 역시 올해는 8.9일로 평년(2.9일)보다 3배 더 길었다.
최근 서울엔 11일째 열대야가 발생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강릉과 제주는 각각 13일과 17일째 더위로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해안가 인근 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다에서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돼 태백산맥에서 비를 뿌리고, 강원 영동지역으로 내려가면서 영서지역에 있을 때보다 기온이 5도가량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륙에서도 지표면과 2㎞ 이내 상공 사이에 낮게 형성된 구름이 마치 이불처럼 한반도를 덮어서 밤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
더위는 다음 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기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 열흘 동안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압계가 자리를 잡고 강해질 때 가장 더운데 지금은 8월 초입이라 앞으로 기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3일까지 소나기와 같은 변수가 있어서 이후 날씨는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약하게 내린 비는 2일 전라권과 경남 북서 내륙, 제주에는 5~20㎜, 대구·경북 내륙에 5~40㎜가량 떨어지겠다. 전라권과 경상권은 3일에도 5~20㎜ 정도 비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예방을 당부했다. 송 예보분석관은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영유아와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장시간 농작업이나 나 홀로 작업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