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낙타 죽자 맹수 먹이로 준 동물원 운영자, 징역형 집유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병든 낙타가 죽자 해체해 다른 동물의 먹이로 준 동물원 운영자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병든 낙타가 죽자 해체해 다른 동물의 먹이로 준 동물원 운영자가 20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20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5단독 김옥희 판사는 동물보호법, 야생생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운영자 A(5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동물원 운영 법인에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2월 종양이 생긴 낙타를 치료 없이 방치해 죽게 하고 죽은 낙타를 해체해 다른 동물들에게 먹이로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또 일본원숭이, 그물무늬왕뱀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8종을 등록하지 않고 불법 사육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2020년 6~10월 동물원의 생물종과 멸종위기종 현황, 변경 내역, 보유생물 기록 등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물원을 운영하며 병든 동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고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리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피해를 본 동물의 수와 피해 정도를 비춰볼 때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벌금형을 초과한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