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15일 서울신라호텔에서 ‘기후위기: 가능성 있는 미래로의 초대’를 주제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미국에선 1970년대 다음 세대를 위하자는 환경운동이 본격화했고 그다음 세대가 지금의 우리”라며 이렇게 말했다.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현재의 기후위기는 다음 세대의 얘기가 아니라 당장 우리 세대가 직면한 눈앞의 문제라는 것이다. 연사들은 청년·기성세대와 협력, 청소년에 대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체험 교육 실시 등의 다양한 해결 방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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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서는 라쉬를 비롯한 청년 활동가 4명이 ‘기성세대를 향한 미래세대의 외침’이란 주제의 ‘영(Young) 포럼’을 진행했다. 앞선 포럼의 기성세대 연사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역설하면서도 현실적 해법을 모색한 반면 영 포럼 연사들은 좀 더 직접적인 화법으로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긱(GYEK) 대표는 “청년이 지금 당장 직면한 문제는 부동산, 주식, 코인, 취업 등이지만 우리 생존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기후변화”라며 “지구가 자정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세대 간 형평 문제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기성세대가 누린 소비지향적 삶을 싫어하지 않지만 그렇게 살면 파멸한다고 느낀다”며 “청년·기성세대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좀 더 직설적으로 기성세대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자본 권력이 선한 얼굴로 말 잔치를 한다고 해서 우리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제발 성실하고 담백하고 가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이나 핵융합 같은 ‘그린 워싱(위장환경주의)’ 대신 당장 화력발전소나 지역 공항 건설을 멈추고 나아가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을 퇴출·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연소 연사로 나선 고교 1년생 박준서 친환경 캠페이너(학생 운동가·중동고)는 본인이 실시했던 종이컵 재활용 캠페인 사례를 소개하며 주입식 환경 교육이 아니라 청소년이 몸소 체험하고 스스로 변화를 이끄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학교 교육은 학생에게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불러올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도 느끼게 한다”며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등 가장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직접적인 관심과 실천을 이끌어 변화를 이뤄내는 교육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휘위기는 결국 돈 문제”…대체로 공감
이들은 기후위기는 결국 ‘돈 문제’라는 점에 대체로 공감했다. 화석연료 사용, 즉 탄소 배출을 전제한 현 산업구조 속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편의를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구 생태계는 현 경제의 기반이자 가장 귀하고 비싼 자원이라며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호소했다.
라쉬는 “지구 생태계가 흔들리면 이에 기반을 둔 경제는 ‘구름 위에 지은 성’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현 상황을 믿지 않는 기성세대를 설득하려면 그들의 이해관계에 맞춰서 얘기하는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대표도 “세상의 질서가 자본주의여서 돈이 움직이지 않으면 행동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개개인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정부의 의사결정에 우리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권우현 활동가는 “우리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로 전환할 수 있느냐, 다른 체제를 상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던져진 것”이라며 “질문이 던져졌기 때문에 청년 사이에서 기후운동과 담론을 더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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