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연락한 뒤 잠적한 신 전 사무관이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대학 친구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라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112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신고가 접수된 지 약 3시간 후인 오전 11시19분께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의 아이디로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 글에서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된다. 충분히 제가 지적한 여전히 지속되는 행정 내부의 문제에 대한 근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제가 죽어서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전 사무관은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제가 폭로한 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박근혜 이명박 정부였다 하더라도 당연히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강요나 외압으로 죽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나는 ‘일베’(극우성향 커뮤니티)도 아니고 자한당(자유한국당)도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도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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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채 발행과 관련해 기재부에 압력을 넣은 청와대 인사가 현재 국무조정실 제2차장인 차영환 전 경제정책비서관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민권익위 등을 통해 법적으로 공익신고자 신분을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며 “공익신고에 대한 절차는 밟겠다. 받을 수 있는 법적 보호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같은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이 신 전 사무관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의 장문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나는 왜 기획재정부를 그만두었는가-신재민’이란 제목의 글에서 “글쓰기에 앞서 글을 쓰는 것을 많이 고민했다”며 “이국종 교수의 책 ‘골든 아워’에 묘사된 공무원 조직의 일 처리 방식이 내 모습이기도 했고, 내가 견디지 못한 조직의 모습이기도 했다. 그런 모습이 싫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가 쓴 글은 모두 4편이다.
이 글에서 그는 복지부동하는 공무원 생활에 대한 회의와 정권 교체 후에도 달라진 것 없는 권력의 행태 등에 대한 환멸 등을 토로한 뒤 자신이 KT&G 사장 교체 압력에 대해 알게 된 경위와 그로 인한 고민, 청와대의 부당한 국채 발행 압력과 그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저항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