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한국에 온 중국IT거물들의 속뜻은

류성 기자I 2014.07.03 17:05:26

중국IT업체,한국기업 투자및 M&A 가속화 계기될듯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은 3일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동한 중국재계 인사들의 면면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200여명으로 구성된 중국 경제사절단 가운데 중국 IT산업의 간판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리옌홍 바이두 그룹 회장(중국 최대 온라인 검색업체), 마윈 알리바바 회장(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난춘후이 정타이그룹 회장(중국 최대 저압전기 생산업체), 왕샤오추 차이나텔레콤 회장(중국 3대 이동통신사), 창샤오빙 차이나유니콤 회장(중국2위 이동통신사), 한팡밍 TCL그룹 부사장(중국 4대 가전업체), 장야페이 화웨이 부사장(세계 최대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업체), 왕문인 정웨이국제그룹 창시자 및 위원장(중국 대표 ICT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IT업계의 거물들이 보기 드물게 서울 한복판에 총집결한 셈이다. 그만큼 한국이 세계적인 IT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협력관계를 맺을 한국IT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중국 IT기업들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IT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의 안방에서 세계 IT업계의 ‘큰손’이자 ‘실력자’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위상을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구 13억 명이 넘는 지구촌 최대규모의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한 중국IT기업들에 한국 IT기업들은 더 이상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다. 한국의 간판스타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 경영자들도 자신들의 경쟁상대는 이제 미국, 일본의 전통적 경쟁자보다 중국의 IT업체들이라며 긴장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에 방한하는 중국 IT기업 총수들은 한국업체들과의 경쟁보다는 협력관계 구축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이들 중국 IT기업은 막대한 자금력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한국업체들로서도 협력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의 거대 내수시장을 감안하면 중국업체들과 손을 잡는 것은 한국업체들로서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분석이다.

중국 IT업체들은 이번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한국IT 기업들에 대한 지분투자나 M&A(인수·합병)에 한층 속도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IT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방한으로 중국업체와의 제휴가 한국IT산업의 기술 유출로 이어진다는 국내의 시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않다”며 “이는 중국 IT기업들이 대거 방한한 주요 배경이기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에 방한하는 중국 IT업계 거물 가운데 단연 관심을 끄는 기업인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다. 지난 1999년 단돈 50만위안(약 8000만 원)으로 알리바바를 설립해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알리바바의 예상 시가총액은 17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조 위안(약 162조 원)에 이른다. 특히 이 회사는 중국내 전자상거래 거래액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알리바바와의 제휴에 국내 IT기업들이 목을 매는 이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대표적인 중국 IT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을 대거 대동하고 방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이번에 시 주석과 함께 방한한 중국IT기업 경영자들(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리옌홍 바이두 그룹 회장,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난춘후이 정타이그룹 회장, 장야페이 화웨이 부사장, 왕문인 정웨이국제그룹 창시자, 왕샤오추 차이나텔레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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