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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 감리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감리위 1차 회의를 이달 열지 않고 이르면 다음 달에 열기로 했다. 내달 감리위는 4일, 18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 감리위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 분식회계 혐의를 조사한 금감원과 혐의를 부인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쟁점을 논의하는 자문회의다.
쟁점은 가맹수수료 계약과 제휴수수료 계약을 하나(순액법)로 볼 것이냐, 별도(총액법)로 볼 것이냐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받는 대신 주행데이터와 광고수수료 명목으로 16%를 주는 계약이 별도라고 주장한다. 택시 회사들로부터 받는 20% 수수료를 온전히 매출로 산정(총액법)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금감원은 두 계약을 하나로 묶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맹수수료에서 제휴수수료를 뺀 4%만이 매출로 집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비상장 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할 때 밸류에이션을 키워 기업가치를 높게 상장시키기 위해 이와 같은 매출인식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사전조치통지서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내린 조치는 크게 3가지다. 먼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가장 높은 제재 단계인 ‘고의 1단계’를 적용해 개인과 법인을 통틀어 과징금 약 90억원을 부과했다. 또 류 대표 해임을 권고했다. 검찰 고발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금감원이 해임을 권고한 류 대표의 연임 건을 주총 안건에 올려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주주들에게 류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안건으로 의결한다는 내용의 정기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를 보냈다. 주총 안건으로 연임안이 올라가면 사실상 연임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해 카카오(035720)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는 지난 14일 입장문에서 “카카오의 신규 경영진 선임 논란과 관련해 회사에 개선 방안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경영진 선임으로 촉발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과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실명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에 내정한 것과 금감원이 해임을 권고한 류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려는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감리위가 오는 27일 주총 이후인 4월로 넘어가는 만큼, 향후 카카오 측의 행보가 감리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표 연임 건을 결정하는 것은 주주총회 권한인 만큼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위법에 대한 처분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감리위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