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바닥 지나나…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반등 예고

김은경 기자I 2024.01.15 15:28:03

리튬값 kg당 80위안대로 ‘하향 안정화’
메탈가 연동 계약…실적 영향 줄어들어
4분기 저점 찍고 올해 영업익 반등 전망
“광물값 하락, 전기차 보급 앞당길 것”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이차전지(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업황이 지난해 하반기 바닥을 다지고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실적에 미치는 충격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양극재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은 여전하지만 메탈 가격 하락이 중저가 전기차 출시로 이어져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1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kg당 86.5위안을 기록 중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른 수요 폭발로 2022년 11월 kg당 580위안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후 중국발 공급 과잉이 이어지며 지난해 4월 150위안까지 급락했다. 같은 해 6월에는 300위안대로 다시 두 배가량 가격이 올랐으나 이후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하며 12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80위안대를 유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하이니켈 양극재.(사진=에코프로비엠)
업계에선 리튬 가격 낙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양극재 업체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메탈 가격에 연동한 판가를 토대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대체로 2~4개월의 시차를 두고 메탈 가격 변동분을 양극재 판가에 연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시기에는 광물 가격이 높을 때 비싸게 산 리튬으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 수밖에 없어 부정적 래깅 효과(원료 투입 시차)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7개월 전인 지난해 6월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300위안대에 형성됐으나 4개월 뒤인 10월에는 150위안대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흐름을 보면 가격이 kg당 80~100위안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낙폭이 크게 완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까지 악화 흐름을 이어가다가 올해 상반기부터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원료 공급망 다변화로 향후 메탈 가격 상승 요인이 많지 않으나 지난해 대비 가격 하락이 비교적 더디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7148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1조9448억원·영업이익 953억원) 대비 각각 11.8%, 40.2%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770억원, 2분기에는 1017억원으로 실적이 점차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양극재 업체인 포스코퓨처엠(003670)의 4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1조3677억원, 영업이익 37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하나 연간으로 보면 매출 4조9338억원, 영업이익 143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매출 3조3019억원·영업이익 1659억원) 대비 13.5% 감소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6468억원, 영업손실 2804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2%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은 1분기 180억원, 2분기 366억원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양극재 업체들은 리튬 가격 하락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산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양극재 수출 감소를 단순 리튬 가격 하락의 이유로 치부해 왔지만 전기차 성장 둔화가 더 중요한 원인”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중저가 전기차의 출시가 대세를 이루게 되는 시점이 오면 감속 국면 전환을 예상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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