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유치원에 분노한 학부모들, 21일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집회 연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환희유치원 원장이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낸 유치원 교비로 명품 가방부터 성인용품까지 샀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지난 17일 환희유치원 원장이 학부모들 앞에서 사과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정부 지원금을 원장 쌈짓돈처럼 마음대로 유용한 사립유치원 실명이 공개되면서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환희유치원 원장은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낸 유치원 교비로 명품 가방부터 성인용품까지 샀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이 지역 학부모들은 오는 21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과 유아교육 공교육화를 위해 집회를 열기로 했다.

동탄 학부모들은 지난 15일 동탄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촉하고 오는 21일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 앞에서 평화 집회를 열겠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동탄유치원 비리공개관련 사태에 대해 동탄의 엄마, 아빠들은 그 심각성을 깊이 통감하고 더 이상은 비리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없다”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과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동탄유치원 비대위는 국공립 유치원에서 도입한 에듀파인 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해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갖춰 더 이상 비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공립유치원과 사립 초·중·고교는 ‘에듀파인’이라는 국가회계시스템을 쓰지만 사립유치원은 규모가 영세하다는 이유로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국고 예산과 학부모가 낸 유치원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어 사립유치원에도 교육부의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를 통해 입학하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유치원 입학을 위해 온가족이 동원돼 ‘밤샘줄서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유치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고, 온라인 무작위 추첨하므로 공정한 입학관리가 가능하다. 지난해 국공립유치원은 모두 이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사립유치원은 2.8%만 참여했다.

비대위는 “불안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안심하고 유치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공립 유치원을 확충해 국가 기관의 관리를 받는 투명하고 안전한 유치원에서 교육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적극적으로 교육기관의 비상식적 행태를 감시하고 적발된 유치원을 강력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정부는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현재의 25% 수준에서 40%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국공립유치원 학급 500개를 증설하는 등 2022년까지 총 2600개 학급을 늘리기로 했다. 2017년 교육통계연보 기준 유치원생 69만4631명 가운데 사립유치원생이 75.2%인 52만2110명이다. 국공립유치원생(17만2521명)의 3배에 이른다.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적용을 거부했다. 한유총은 정부의 국공립유치원을 확대 방안도 반대한다. 지난해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을 반대하고 재정 지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며 ‘집단휴업’을 하겠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