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악마의 발톱’이라 불리는 천수근(Harpagophytum procumbens)은 항염증, 진통, 항산화 등 효과가 있어 관절염 치료 등에 자주 쓰인다. 이러한 천수근을 가수분해해 개발한 ‘신바로3(Shinbaro3)’의 항염증 효과와 그 치료 기전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신바로는 현재 다양한 염증성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쓰이고 있으며 약침 형태로 관절염이 있는 환부에 직접 주사하여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하인혁 소장) 정화진· 고원일 연구팀은 천수근을 가수분해해 조제한 신바로3가 갖는 임상적 효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과학적 기전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염증조절 관련 SCI급 국제학술지 ‘Mediators of Inflamm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바로3은 하르파고사이드(harpagoside)로부터 하르파자이드(harpagide)와 시나믹산(cinnamic acid)을 분리해 개발됐다. 천수근과 하르파고사이드, 하르파자이드, 시나믹산의 항염증 효과는 이미 보고된 바 있지만 그 효과가 어떠한 기전을 통해서 나타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신바로3의 항염증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LPS(lipopolysaccharide) 처리한 RAW 264.7 대식세포를 이용해 활성질소(NO?nitric oxide) 생성과 염증 지표 단백질인 iNOS(inducible nitric oxide synthase), COX-2 등의 발현 정도도 측정했다. RAW 264.7 대식세포는 염증과 관련된 실험에서 흔히 사용되는 세포주이며 LPS는 주로 실험실 환경에서 RAW 264.7 대식세포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된다. TLR4는 여러 염증성 질환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LPS가 TLR4와 결합하여 염증반응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LPS로 자극한 RAW264.7 대식세포주를 이용해 신바로3의 활성질소 생성에 대한 억제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신바로3는 같은 양의 천수근에 비해 우월한 활성질소(NO?nitric oxide) 억제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400?800?1,000μg/ML 농도에서 신바로3는 천수근보다 뛰어난 항산화 효능을 보였으며 고농도로 갈수록 활성질소 생성 억제 효과가 높았다. 이는 신바로3가 농도의존적으로 항염증 효과를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
활성질소는 염증반응의 주요 매개체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다양한 세포기능을 조절하기 위한 신호로서 기능하나 과다한 활성질소 생성은 관절, 장내 상피, 혹은 호흡기 상피 등에서 다양한 질병을 야기한다.
또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유전자 COX2와 iNOS의 발현도 차단됐다. COX2, iNOS 등 염증성 매개물질의 전령 RNA(mRNA) 발현이 LPS 자극에 의해서 상승됐지만 신바로3 처리를 한 결과 다시 감소했다. TNF-alpha 및 IL-1beta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도 염증 과정의 매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mRNA 발현도 LPS 자극에 의해서 상승했지만 신바로3에 의해 감소하는 항염증 효과를 나타냈다.
신바로3는 같은 양의 천수근에 비해 월등한 항염증 효능과 뛰어난 안전성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특성이 가수분해 과정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하인혁 척추관절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신바로3이 갖는 임상적 효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 과학적 기전을 규명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결과에 따르면 신바로3는 활성질소 생성억제, COX2 억제 등의 염증반응 기전을 조정함으로써 항염증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기전이 밝혀짐으로써 신바로3는 유력한 항염증 치료물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