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애플이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맥라렌 테크놀로지 그룹 인수를 추진한다.
◇ 맥라렌 공식 부인에도 인수 소문 ‘솔솔’
파이낸셜타임스(FT) 자동차 산업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애플이 맥라렌을 통째로 인수하거나 전략적인 투자에 나서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협상은 이미 수개월째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이 관심을 두는 것은 맥라렌의 기술과 엔지니어링 기량, 특허권 등이라고 FT는 전했다.
맥라렌은 1989년 설립돼 1992년 첫 자동차 맥라렌 포뮬러 원(F1)을 선보이며 완성차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영국을 비롯해 세계 31개국에 진출했다. F1 자동차 경주팀으로도 유명한 맥라렌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5000만파운드다.
애플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피했고, 맥라렌 측은 성명을 통해 “맥라렌은 애플과 어떤 잠재적인 투자도 논의 중이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 애플, 자동차 사업 전면 수정하나
애플의 맥라렌 인수 시도 소식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사업을 전면 수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지난 2014년부터 ‘타이탄(Titan)’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에 수백 명의 인력을 고용해왔다. 일부는 아이폰 팀에서 인력을 데려왔으며, 테슬라와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자동차 업체들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전문 인력을 빼내는 과정에서 테슬라 등은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근 애플이 관련 인력 해고 등에 나섰다는 소문에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자동차 관련 개발 규모를 일부 축소했으며, 관련 인력 수십 명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는 자동차 관련 프로젝트 수장이 바뀐 영향이 크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던 수장이 바뀐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타이탄 프로젝트를 총괄해 온 스티브 자데스키가 올해 초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이후 지난여름 새로운 총괄 책임자로 밥 맨스필드가 선임됐다. 애플의 전 수석 부사장이기도 했던 맨스필드는 이 프로젝트를 기본부터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