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테크뉴스 등 중국 IT매체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 22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양측은 향후 스마트폰 관련 각사의 특허를 서로 이용할 수 있는 ‘교차 특허사용’에 합의했고, 나아가 레노버 스마트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탑재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레노버에 제공하기로 한 소프트웨어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오피스와 클라우드 기반 스토리지 서비스인 원드라이브, 음성·화상 채팅 프로그램 스카이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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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세대의 절대 강자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는 양사의 만남이 어떠한 시너지를 발휘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2014년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오히려 부작용만 낳았다. 스마트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015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에 6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것. 양위안칭 회장은 “우리는 모바일 기기 사업에서 도전에 직면했다”며 “모토로라와의 통합에 따른 어려움을 과소평가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를 인수했다가 거액의 손실만 내고 최근 정리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윈도우 스마트폰 ‘루미아’의 생산을 중단하고 주요 생산거점을 폐쇄에 나서고 있다.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면서 양사가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번 협력으로 사업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시장에 어떠한 판도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레노버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스마트폰을 통해 대반격을 예고한 상태이기도 하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레노버의 AR 스마트폰 ‘팹2 프로’는 지난 6월 미국에서 가진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시장의 관심을 높인 바 있다. 양 회장은 “3차원 공간을 경험하는 첫 번째 스마트폰으로 이것은 또 하나의 혁신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경쟁이 워낙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 양사가 협력한다 해도 두드러진 변화를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IT업계 관계자는 “수년 째 시장 공략에 실패해 온 양사가 힘을 합친다고 해서 갑작스러운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양사의 연합이 재기의 계기가 될 것인지 서로 끌어안고 위로하는 수준에 그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2.3%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애플이 12.9%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 화웨이가 8.9%로 3위, 오포(5.4%)와 샤오미(4.5%)가 4~5위에 올라 있다. 레노버는 3.1%로 9위에 머물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