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한국을 공식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담은 징표(Token Of Condolences)로 백악관 목련 묘목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목련 묘목과 함께 전달한 증서에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수백명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애도하며, 희생된 학생 대다수 공부하던 단원고등학교에 백악관의 목련 묘목을 바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목련 묘목으로 이번 비극을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에게 미국이 느끼는 깊은 연민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목련 나무는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레이첼을 기려 집에서 가져온 목련 싹을 심은 1800년대 중반부터 백악관 잔디밭을 장식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단원고에 목련 묘목을 보낸 이유에 대해 “목련은 아름다움을 뜻하고, 매 봄마다 새로 피는 부활을 의미한다. 그 모든 학생들과 의미가 같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사고 당시 미국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조기와 함께 전달한 증서에서 “이 성조기는 세월호에서 많은 생명이 희생된 당일 백악관에 걸려있던 성조기로서 미국 국민을 대표해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어려운 시기에 미국이 한국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과, 한국을 우리의 동맹국이자 친구라 부를 수 있다는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거듭 애도를 표시했다.
그는 정상회담장에 들어선 뒤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리의 만남을 사고의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와 사망자들을 기리는 그런 시간으로 먼저 시작했으면 한다. 이들을 위해 잠깐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양국 정상을 비롯한 회담 참석자들은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 뒤 자리에 앉아 회담을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도 “한국이 겪고있는 비탄에 깊고 진심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