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최근 발생한 인도군 5명 살해사건의 여파가 지속하고 있다.
양국 군은 12일 오전 1시50분(현지시간)부터 오전 6시까지 인도령 카슈미르인 잠무-카슈미르의 주도 스리나가르에서 남서쪽으로 185km 떨어진 푼치 구역 통제선(LoC)을 사이에 두고 교전을 벌였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교전은 사흘 연속 일어난 것이다. 파키스탄군은 이번 교전에서 인도군이 민간인 한 명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도군은 파키스탄군이 전날 인도령 카슈미르 내 잠무에서 20km 떨어진 카나차크 구역 LoC 부근의 인도군 초소들에 총격을 가해 인도군 한 명에게 중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은 같은 날 멘다르와 푼치 구역 LoC 주변의 인도군 초소들에도 총격을 가했다.
LoC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각각 분리독립하면서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자 유엔이 중재해 정전협정 체결과 함께 설정토록 한 휴전선이다. 양국은 1965년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전면전을 벌였고 이후에도 LoC를 사이에 놓고 자주 충돌을 빚고 있다.
최근 양측 간의 잇따른 교전은 지난 5일 밤 카슈미르 푼치 구역 LoC의 인도군 초소에서 인도군 5명이 살해된 사건이 단초가 됐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군 특수부대가 인도군 5명을 살해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으나, 파키스탄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파키스탄 관리들도 공세를 지속했다. 이들은 뉴욕에서 다음 달 열린 유엔총회 기간에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제안이 성사되지 않으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파키스탄군은 인도와의 긴장이 고조하면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 배치한 병력을 LoC 지역으로 재배치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인도 측도 파키스탄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살만 쿠르시드 외무장관은 인도군 5명 살해사건의 책임을 파키스탄 정부가 져야 한다고 인도 언론에 밝혔다.
쿠르시드 장관은 “우리의 대화상대는 파키스탄군이나 여타 기관이 아닌 파키스탄 민선 정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샤리프 총리의 제안을 수락할지는 언급을 삼갔다.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선거운동책임자인 나렌드라 모디는 11일 파키스탄에 강경하게 대응하라고 대(對) 정부 압박수위를 높였다.
지난 5일 밤 카슈미르 삼바 구역에서 파키스탄군과 교전하다가 다친 인도 국경수비대원 한 명이 6일 만인 11일 사망, 인도 내 반(反) 파키스탄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슈미르 인도령에선 이슬람 단식성월 라마단의 종료를 축하하는 ‘이드’(Eid)를 맞은 지난 9일 무슬림과 힌두교 신자 간 충돌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스리나가르에서 동남쪽으로 150km 떨어진 키슈트와르 타운에서 일어난 충돌이 11일까지 사흘째 계속됐다.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3명으로 늘어나고 상점과 건물이 불에 타기도 했다.
주정부는 충돌 확산을 막고자 키슈트와르를 비롯한 9개 타운에 통행금지 명령을 내리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카슈미르 인도령에서는 무슬림과 힌두교 신자 간 충돌이 종종 발생한다. 많은 무슬림이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