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인물이 공정위 수장에 기용되면서 파격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키워드인 경제민주화가 어떻게 그려질지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내정자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0년 사시 22회에 합격, 법조계에 입문했다. 사법연수원(13기) 수료 후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율촌에서 20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주로 세법관련 소송을 다뤘다.
이후 옛 재정경제부 세제실 고문과 세제발전심의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한양대 법대 교수를 거쳐 2007년부터 이화여대에서 법대 교수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한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부개혁추진위원으로 있으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한 내정자는 그 동안 세제정책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세목 신설과 세율 인상 등 증세정책에는 반대 뜻을 펴왔다. 민간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사회 취약계층을 더욱 어려운 처지로 내몰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대신 불필요한 조세지출을 폐지하고 숨은 세원을 발굴하는 등 미시적인 조세수입 확보 정책을 펼 것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한때 국세청장 하마평에도 오르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박 대통령이 경제검찰인 공정위 수장으로 공정위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한 내정자를 낙점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면서도 경제민주화 추진의지가 담긴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행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한 내정자가 경제민주화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정위는 전속고발권과 과징금 등을 무기로 대기업에 메스를 들이댈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한 내정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에 중점을 두겠다”면서 “공정거래법은 세법이나 상법, 금융법 등과 겹치는 분야가 많고 변호사로 일할때 경쟁법과 관련된 사건도 많이 맡아봤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 내정자의 발탁을 두고 이명박 정부 시절 백용호 옛 청와대 정책실장과 많이 닮아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당시 백 실장은 이화여대 교수로 지내다 인연도 없었던 초대 공정위원장에 올랐으며 이후 국세청장도 지냈다.
한 내정자는 이론에 해박하면서도 현실정치에 관심이 많았다는 주변의 얘기도 흘러나온다. 점잖고 온화한 성품에 업무 스타일도 차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58년 경남 진주 ▲경북사대부고, 서울대 법대, 미국 워싱턴주립대 법과대학원 ▲사시 22회 ▲김앤장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이사 ▲한양대 법대 부교수 ▲이화여대 법대 교수, 법학연구소장 ▲옛 재경부 세제실 고문, 세제발전심의위원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부개혁추진단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