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엔캐리 부활 조짐.."100엔=1300원 무너질수도"

정선영 기자I 2011.03.02 16:17:50

엔화와 원화 동조화..9개월째 엔-원 1300원대
"美금리인상 기대, 엔캐리 재개시 엔화가치 하락"

마켓in | 이 기사는 03월 02일 15시 4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100엔당 1370원. 비싸디 비싼 엔화가 점차 고공행진 속도를 줄여가고 있다.

엔-원 환율은 9개월째 1300원대에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통상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가 늘어 달러-엔 환율이 빠지면 위험자산인 원화 매도가 나타나면서 달러-원이 오르던 반대 흐름이 깨지고 최근에는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경기 회복 기조로 금리 인상 기대가 나타날 경우 점차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확대될 경우 엔-원 환율이 100엔당 1300원 밑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힘빠진 엔캐리..엔-원 환율 횡보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엔캐리트레이드라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지적했다. 엔캐리 자금이 금융위기 이후 상당부분 청산되고 최근까지 활성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엔화와 원화는 이전의 패턴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이전에는 엔캐리트레이드가 확대되면 저금리의 엔화로 엔-원 환율이 하락하고, 엔캐리가 청산되면 상승하던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2일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대선, 정영식 연구위원은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정책 시행에 대한 기대로 달러 리보가 크게 하락하며 엔리보에 근접하자 엔캐리트레이드는 유인이 약화되거나 소멸됐다"며 "미 경기 회복 기조가 지속된다면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가 완화되거나 깨져 엔-원 환율이 100엔당 1300원대의 좁은 범위에서 벗어나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 인상 기조가 부각될 경우 그간 시들했던 엔캐리가 재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정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이 경우 엔고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어 금리인상 기대감이 확산되면 엔캐리트레이드의 재개로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고조되면 달러리보-엔리보 간 격차가 확대돼 엔캐리트레이드 유인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엔-원, 1300원 밑으로 떨어질수도"

엔화가 점차 약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일본 등급 강등,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등으로 약세 요인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기준 금리 인상 기대감 등은 엔화 약세,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오히려 엔-원 환율 하락에 따른 한국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2003년 동안 강한 엔화와 원화 동조화가 깨진 이후 엔-원 환율이 1000원대에서 700원대로 크게 하락했던 경험을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의 주력 수출품목이 유사하기 때문에 엔-원 환율 하락은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달러-원보다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 정책시 달러 외에도 위안화, 엔화 등 아시아 주요 교역국의 통화도 비중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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