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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 불교 신도 수는 지난 20년간 약 14% 줄었다. 이는 사찰 재정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일본내 정토진종 홍원사파가 7000개 사찰을 대상으로 2021년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사찰의 50%가량이 연 수입 400만엔(약 3500만원) 미만에 불과했다. 전통적으로 일본 불교는 장례식과 묘지 관리 비용 등으로 재정을 유지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사찰에 들어오는 돈이 현저히 줄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에 맞춰 서비스 가격을 올리거나 투자를 통해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은 탐욕과의 단절을 강조하는 불교 교리와 충돌하며 승려들에게 도덕적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 나라현의 사찰인 ‘다안지’도 최근 이자 수익이 높은 외화 표시 보험 상품에 자산의 약 10%를 배분했다. 고노 유쇼 다안지 부주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승려가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찰이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 사이에서 본질적인 갈등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일본 승려들의 의식 변화는 장기간 저물가에 익숙해져 있던 현지 전통기관들이 인플레이션으로 받는 압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내 인플레이션은 수십년간 디플레이션에 맞춰져 있던 사회·금융적 관행을 뒤흔들고 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정치적 현안으로 떠올라 그의 취임 11개월만에 지지율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카와타 츠요시 SMBC닛코증권 기업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은 “전체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사찰의 서비스 가격) 인상은 쉬운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조금이라도 수입을 늘리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동반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이후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을 꺼리는 승려들에게도 투자 기회가 열리는 상황이다. 전국 1만 5000여개 사찰을 관할하는 ‘조동종’도 채권금리를 적극 활용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조동종이 8개 계좌를 통해 운용 중인 130억엔 중 약 10%는 만기 보유 목적으로 일본 국채에 투자했고, 2%는 신흥국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채권에 들어가 있다.
훗카이도 공고지도 최근 사찰에서 신도 대상으로 정기적인 투자 세미나를 열고 있다. 향후 사찰을 지탱해줄 자금 지원 네트워크를 투자시장을 통해 구축해나가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요네타 승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사찰과 승려가 특권을 누리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며 “사찰이 재정을 어떻게 계획하고 자산을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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