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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미네르바 스쿨’로 불리는 태재대가 1기 신입생 32명을 선발하고 첫 입학식을 진행했다. 국내외 명문대를 졸업하거나 재학 중인 괴짜들이 태재대의 파격에 동참했다.
30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태재대에서 열린 입학식은 여느 대학과 달랐다. 염재호 총장과 교수진들이 입장하는 학생 한명한명에게 악수를 청하며 환영했다. 학생들은 입학 선서문을 통해 “태재대에서 받게 될 획기적 교육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인류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염 총장은 환영사에서 “오늘날 세상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기에 명확한 사고와 좋은 아이디어, 강력한 리더십,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 며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태재대의 설립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영상을 통해 “태재대 졸업생들이 미래 글로벌 리더가 돼 더 위대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하리라 확신한다”는 축사를 전했다.
다양한 면면을 가진 학생들이 태재대에 지원했다. 1기로 선발된 국내 신입생 27명 중 13명은 이미 대학생활을 경험한 학생들이다. 남아공 의대에 입학한 후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 대학에 입학해 모델로 활동 중인 A학생, 연세대·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B, C학생이 그 예시다. 영국 러프버러대 재학 중에 축구심판자격증을 취득한 D학생도 태재대 1기로 합류했다. 전다희(16)양은 “바이오엔지니어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1학년 과정이 끝나고 엔지니어 로보틱스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에 가게 돼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태재대는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000억원을 출연, 설립한 대학으로 지난 4월 20일 고등교육법상의 사이버대학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았다. 태재대는 미네르바 스쿨을 벤치마킹해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벤처 기업가 벤 넬슨이 2014년 설립한 미네르바 대학은 캠퍼스 없이 학생들이 세계 7개국을 순회하면서 문제해결 과제를 수행하고 온라인으로 토론식 수업을 듣는 교육 혁신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졸업생들이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면서 연간 200명 모집에 2만여명이 지원하는 명문으로 성장했다.
태재대 학생들은 1학년 땐 전공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혁신기초학부 과정으로 입학한다. 이어 2학년 때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학부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 등 4개 학부 중 하나의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이번 1기 신입생들은 서울에 위치한 레지덴셜 캠퍼스에 머물며 온·오프라인 수업을 듣고 이후 뉴욕·홍콩·모스크바·도쿄 등의 세계 도시를 돌며 한 학기씩 머물게 된다.
태재대 1기 신입생들은 총 32명으로 국내 신입생 27명, 외국인 신입생(베트남·튀니지·카자흐스탄·이스라엘) 5명이다. 이들은 1단계 서류, 2단계 토론식 면접을 거쳐 선발됐다. 1기 선발에는 국내 학생 373명과 외국 학생 37명이 지원, 약 1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태재대는 국내 학생 100명, 외국인 학생 100명 총 200명의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재대 관계자는 “모집 정원을 모두 채우기보다는 훌륭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