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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일부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2시 본대회를 시작하기 전 집회 장소로 집결하는 과정에서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통행 관리를 하는 경찰 기동대를 향해 “폭력 경찰 물러가라”면서 언성을 높이며 한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다만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민주노총 본대회 장소 주변에 배치된 수백명의 경력은 인파에 떠밀려 안전 펜스가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고, 일대 차로와 인도를 오가며 시민들의 통행과 안전을 확보했다.
이날 본대회 첫 발언에 나선 양성영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1년 만에 온 나라가 재앙이다”며 “정권이 ‘묻지마 노동탄압’을 자행하면서 그 칼날에 간부 조합원 양회동 열사가 목숨을 잃었는데, 한마디 사과도 없이 노동탄압을 멈추지 않고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급 빼고 물가가 다 올라 올해 들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2%를 기록했다”면서 “정권 퇴진과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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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백화점면세점노조 위원장은 “산별노조를 세우며 산별교섭을 만들어내는 여정이 녹녹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았지만, 각 회사들은 과거의 기업별 노사관계에 갇혀 개별교섭을 고집해 오늘의 투쟁으로 분출됐다”고 말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심의 기초자료로 쓰이는 ‘비혼단신노동자 실태 생계비’는 지난해 9.3% 오른 241만원으로 5년 만에 최고 인상폭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대통령실은 최저임금 1만원 이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이에 화답하듯 사측은 30원 인상안을 내놨는데 이는 ‘노동자는 죽어라’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시청역 일대 세종대로는 수천명의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이 한데 모이며 차로 절반을 점거하면서 교통 체증을 빚었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왕복 8차선 중 경찰이 확보한 4차선을 반으로 나눠 상·하행선 각 2개 차로로 비좁게 서행했다. 일부 집회 참가들이 인근 인도를 점거하자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집회장 무대에 설치한 대형스피커에서는 한때 주간 집회 평균 소음 기준(75㏈)을 넘는 큰 음향 소리에 인근 노점상인들은 아예 귀마개를 했고, 일부 보행자들은 손으로 귀를 막고 얼굴을 찌푸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한낮 무더운 날씨 탓에 얼음물과 아이스커피를 들고 오가며 판매하는 상인들도 곳곳 눈에 띄었다. 집회 주최 측은 열기를 식히기 위해 물탱크와 안개분무기 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가동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쯤 세종대로에서 본대회를 마치고 종로구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으로 양방향 행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안전과 통행을 관리하려는 경찰과 한때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로는 번지지 않아 경찰 연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일대 마무리집회를 통해 오후 5시쯤 해산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시민들의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집회와 행진 금지를 통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