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에는 “안녕하세요 OO여고입니다.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라며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대부분 다 예쁜 편지지에 좋은 말 받았는데 혼자 저런 편지 받아서 의욕도 떨어지고 너무 속상했다더라”라며 “차라리 쓰질 말지 너무하다”라고 토로했다.
|
이어 “사기를 올리는 내용이 뭐가 있나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쫄만한 게 없는 것 같다”라며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하루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편지를 받는 분껜 좀 죄송한데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글을 마쳤다.
두 편지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고등학교의 구글 및 카카오맵 등 리뷰를 통해 ‘별점 테러’를 남기기도 했다. 또 해당 편지를 작성한 학생의 신상정보를 추적해 이를 퍼뜨리거나 악성 댓글 등을 달았다. 이 밖에도 시 교육청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을 제기한 뒤 인증하는 이들도 있었다.
|
실제로 해당 학교는 특정 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학교 측은 오래전부터 학생들의 봉사 시간을 임의로 할애해 위문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재학생들의 입장이 전해지자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이번에 위문편지가 강요된 OO여고 학생들에게 배포된 위문편지 주의점에는 명확하게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라며 “편지를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한다는 편지를 억지로 쓰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잘 아실 것”이라며 위문편지를 금지해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5만 3875명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