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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토종 소셜미디어(SNS) ‘싸이월드’가 지난 2월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뒤 수차례 무산되자 회원들의 마음도 식었다. 170억 장의 사진, 2억개의 다이어리라는 추억을 쌓은 회원들의 관심은 점차 줄어 “사진만 찾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그런데 서비스 재개를 미루던 싸이월드가 애초 예고됐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를 선언하자 사람들의 기대도 달라졌다. 한글과컴퓨터와 손을 잡고 ‘싸이월드 한컴타운’이라는 이름의 메타버스 싸이월드를 새롭게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에 관심 많은 개인 투자자와 신규 유통 플랫폼에 목 마른 대기업들이 싸이월드에 보내는 관심은 추억찾기에 대한 요구보다 훨씬 뜨겁다.
지난달 23일 개최된 ‘이데일리 IT 컨버전스 포럼(ECF) 2021’은 이처럼 바뀐 시장의 관심이 극명하게 드러난 현장이었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날 메타버스 싸이월드의 모습을 최초 공개했는데, 수 천명의 알트코인 ‘싸이클럽(CYC)’ 투자자들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싸이월드의 발표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뉴 싸이월드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등장하자 일반 회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최근에 출시된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화려한 3D 아바타와 실감 나는 배경과 비교해 그래픽 기술력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달랐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날 블록체인·NFT와 결합한 메타버스 오픈마켓을 선보이는 동시에 그 안을 채울 IBK기업은행, 메가박스, GS 등 제휴 기업을 공표했다. 막바지 개발 중인 블록체인 ‘싸이도토리’로 사용자 보상을 강화할 모델을 제시하며, “3200만 2040세대 회원들의 NFT 입문의 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1일에는 앱 마켓에 앱 심사를 신청하겠다는 보도자료마저도 화제가 됐다. 앱 출시를 위해선 당연한 과정인데도 투자에 대한 뉴스가 되고,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는 소스가 된 것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이전에 국민 SNS로 불리던 싸이월드가 오는 12월 17일 메타버스 서비스와 함께 부활한다. 추억찾기가 아닌 ‘돈 버는 싸이월드’로 변신한 싸이월드는 SNS 판뿐 아니라 산업계와 투자시장서도 주목할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