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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나경원 후보와 당원 투표율에서 3.5%대 포인트 차이가 났는데, 이것은 나름대로 굉장한 수치”라며 “민심도 당심을 어느 정도 끌었다”고 평가했다. 즉, 선거인단 투표에서 나 후보가 앞섰지만, 3.5%포인트는 이 대표가 굉장히 선전한 결과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기성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 여론은 말할 것도 없고 당 안팎에서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뽑는 것인데, 기성의 구태 정치인들로는 승산이 없다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면서 “당원투표에서도 이 대표가 아슬아슬하게 2등을 하지 않았나. 당원들 안에서도 그런 우려가 많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주호영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합쳤으면 이겼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대표의 표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는 당 안에서 `비주류`였다. 국회의원을 한 번도 안 해 본 상황에서 2등을 할 정도면 다른 후보들에 대한 `비토`(거부) 정서가 생각보다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를 꼽았다.
박 평론가는 “당원들은 전략적인 투표를 많이 한다”면서 “특히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0대 남자, 30대 초반까지 지지를 얻어 압승하지 않았나. 이건 단순 압승이 아니라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세대를 끌어안는데 ‘어떤 당 대표가 도움이 될까’라고 생각해봤을 때 젊고 인지도가 있는 이 대표를 적임자로 본 것이다.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나타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 교수는 “최고위원 경선 결과도 기가 막힌다. 정미경 후보가 경기, 배현진 후보가 서울, 김재원 후보가 영남, 조수진 후보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알고 `영남당`이라는 프레임을 불식시키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전략적 마인드가 살아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 대세론이 힘을 받게 된 계기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보궐 선거를 꼽았다. 민주당 편인 줄 알았던 2030세대가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기보다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이 커진데다 이들은 물론 중도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인물로 이 대표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보선 때 2030 유권자들의 선택이 달라졌다”면서 “‘바꿔야 한다’는 정권 교체를 향한 열망이 확인되어 나가던 차에 이준석이란 상품이 타이밍을 맞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당 대표 경선 결과는 국민의힘에게 엄청난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평론가는 “당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변화의 모멘텀을 촉발시킬 수 있는 상당한 기회가 됐다”면서 “이를 통해 당의 완전한 체질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는 굉장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이 교수는 “(이 대표가) 경선 때 ‘당 대표다움을 강조하지 말자’라고 했지만, 그래도 정치인은 정치인 다운 게 필요하고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도 요구된다”면서 “앞으로 이런 것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 것이냐에 대한 우려가 있다. 도발적이고 가벼운 언행 등도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