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인도 정부가 엄격한 규제를 전제로 가상자산을 허용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인도 기업부(MCA)는 이날부터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모든 기업들에게 재무제표 공시의 일환으로 가상자산과 관련된 모든 내역을 공시하도록 했다. MCA 측은 “특정 회계연도 내에 기업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매매내역과 그에 따른 손익 현황, 다른 주체와 송금이나 이체한 가상자산 내역 등까지도 모두 공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가상자산 투자나 보유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던 인도 정부가 제한적 허용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인도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텍스(Bitex)를 이끌고 있는 모나크 모디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가 이처럼 기업 회계와 공시 관행을 강화한다는 것은 더이상 가상자산 금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가상자산에 대한) 확실한 지지일 수 있다”며 “그나마 인도가 글로벌 가상자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약 이 같은 기대가 맞아 떨어진다면, 인도 정부는 앞으로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투자자 보호 조치나 과세 등을 정비한 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육성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최근 가상자산 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가상자산 규제에 대해 균형 있게 접근하고 있으며, 모든 옵션을 다 폐쇄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앞서 인도 정부는 가상자산을 거래하거나 소유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한 인도 정부 관료는 “이 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계좌를 정리할 수 있도록 최장 6개월까지 유예 기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유예 기간 이후에는 가상자산 발행, 채굴, 거래, 이체, 양도는 물론 단순 보유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물릴 계획이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유스풀 튤립스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이틀 간 개인간(P2P) 비트코인 이체규모가 521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가다. 또 공식 데이터는 없지만,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인도 국민은 800만명에 이르고 보유규모도 1000억루피(원화 약 1조56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