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株, '영업정지'가 주가 가른다

함정선 기자I 2014.03.04 16:13:16

이통3사 주가 하락세..단말기 유통법 국회 통과 좌절
1~2월 번호이동 증가추세..1분기 실적 악화 우려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통신주 투자자들이 매출과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영업정지 처분을 기다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통신주 주가 하락을 이끄는 고질적인 보조금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전일 대비 0.47%(1000원) 내린 2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030200)는 1.51%, LG유플러스(032640)는 1.49% 내렸다. 통신3사 모두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LG유플러스는 이틀 만에 5.5%가, KT는 3.5%가 하락했다.

보조금을 사전에 명시해 투명한 보조금 체계를 만들 것으로 기대됐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보조금 체계를 투명하게 해 통신사들의 마케팅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진 탓이다.

업계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이르면 4월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복잡한 국회 일정상 4월 통과를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통신사들의 보조금 규모를 알 수 있는 번호이동이 1월에 이어 2월마저 크게 늘어나며 1분기 통신사들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월 번호이동 규모는 124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45.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이 크게 증가한 1월보다도 7.3%가 늘어난 수치다.

이는 곧 통신사들이 신규 가입자 확보를 위해 시장에 보조금을 풀었다는 뜻으로 마케팅비 지출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결국 1분기 통신사들의 실적 악화도 당연한 수순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통신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보다 약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증권가는 조만간 미래창조과학부가 결정할 통신사 영업정지가 통신사들의 주가 상승을 이끌 마지막 재료로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별 최소 4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이는 통신사들의 매출과 수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나 증권가는 영업정지 기간에 줄어드는 마케팅 비용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로 가입자를 모집할 필요가 없으니 비용이 감소하고, 이 부분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는 더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또한 이번 영업정지를 계기로 통신사들이 이전처럼 과열된 보조금 경쟁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에 대부분 증권사는 영업정지 처분이 강력할수록 2분기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 폭도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아이러니하게 영업정지로 인해 2분기에는 전반적인 실적과 경쟁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라며 “3~4월까지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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