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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잃고도 불편한 사람 도왔던 20대 청년, 3명 살리고 하늘로[따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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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5.07.17 09:57:29

28살 이동진씨, 뇌사 장기기증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어린 시절 암으로 시력을 잃었으나 밝은 기운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던 20대 청년이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생을 마감했다.

지난 5월 16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숨진 이동진(28) 씨. (사진=연합뉴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16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이동진(28)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이씨는 어버이날인 지난 5월 8일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잠들었다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일주일간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뇌사 상태에 이르렀고 가족의 동의로 심장, 신장(양쪽)의 장기 기증을 진행했다.

가족들은 이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좋은 일을 하고 가기를 원했고 다른 생명을 살리고 그 몸속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이씨는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안구에서 암이 발견돼 4년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치료의 과정에서 시력을 잃었고 2살 때 이후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시절에는 평소 심장이 좋지 못했던 이씨의 어머니가 심장 판막 수술 후 돌아가셨고, 시각장애인 아버지가 홀로 이씨를 키웠다.

이씨는 어릴 적부터 눈이 안 보여 많은 것들을 할 수는 없었지만, 가족들의 많은 도움으로 밝은 영향을 많이 받아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이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장애인 복지 업무와 아버지와 함께 안마사 일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특히 장애인 취업을 돕는 일을 할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아버지 이유성씨는 “아직 두 달도 채 안 돼서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며 아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준비했다.

그는 편지에서 “동진아 어쨌든 지금까지 힘든 점도 있었고 즐거운 점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엄마하고 같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재미있게 놀고 앞으로 이제 아프지도 말고 행복하게 엄마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사랑해 아들”이라고 마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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