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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헝다그룹 연이은 악재…“창업자, 경찰 감시받고 있어”

이명철 기자I 2023.09.27 16:17:05

블룸버그 “구금·체포 아니지만 지정 장소서 통제 중”
전직 CEO·CFO 구금돼 조사…구조조정 계획도 차질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에버그란데) 창업자인 후이 카옌 회장이 경찰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으며 청산 위기에 놓인 헝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작용할 조짐이다.

후이 카 옌 중국 헝다그룹(에버그란데) 창업자.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후이 회장이 이달초 중국 경찰에 연행돼 지정된 장소에서 감시를 받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공식 구금이나 체포 수준이 아닌 일종의 경찰 조치지만 중국 형사소송법에 따라 승인 없이 특정 장소를 떠나거나 다른 사람과 연락 또는 만남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권과 신분증은 경찰에 제출해야 하지만 법에 따라 처리 기간은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헝다는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부동산 위기의 중심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2일 회사는 주요 채권단 회의를 취소하고 해외 부채 구조조정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신규 채권 발행도 금지됐다.

앞서 샤하이쥔 전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룽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재무 조작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는 등 경영진의 자금 관련 스캔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나무꾼의 아들로 가난하게 자란 후이 회장은 레버리지를 이용해 대규모 토지를 구입해 사업을 키운 인물로 유명하다. 이후 생수, 프로축구, 전기차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헝다를 중국 최대 개발업체로 성장시켰다.

블룸버그는 “2017년 에버그란데의 주가가 고점이었을 때 후이 회장은 세계 최대의 자산가 중 한명이었다”며 “한때 전기차에서 축가까지 중국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연결된 사업가 중 하나로 여겨졌던 그는 이제 부동산 부문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투기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단속으로 가장 주목받는 희생자가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후이 회장의 자산 가치는 2017년 420억달러(약 56조7000억원)에서 현재 약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로 급감했다. 헝다의 부채 규모는 2조3900억위안(약 386조3000억원)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후이 회장은 2013년부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300명 상임위원회의 일원이었지 헝다가 국가 신용 경색을 불렀단 이유로 지난해 3월 연례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중국 인민은행은 헝다의 몰락을 ‘부실한 경영’과 ‘무분별한 확장’ 때문이라고 비난했고 정부는 후이 회장에게 투자자 상환에 본인 자산을 사용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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