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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수능 국어영역은 `불수능` 기조로 출제돼 왔다. 지난 2018년 치러진 2019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비율이 0.03%에 불과한데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전년에 비해 16점 높은 150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난이도의 시험으로 불렸다. 지난해 치러진 수능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에 달했다. 올해 6·9월 모의평가에서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39점·138점을 기록하는 등 고난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입시업계의 분석이었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도 “전년도 수능, 올해 6·9월 모의평가와 출제 경향이 유사해 기출을 풀어보고 준비한 수험생이라면 다소 쉽게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는 신유형과 고난도 유형의 문제 비중이 높지 않고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문항도 없어 수험생 체감 난도는 쉬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20번과 36번 문항이 꼽혔다. 20번 문항은 보기로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의 `북학의`를 제시하고 지문과 연계해 비판적 읽기를 수행한 후 답을 고르는 문항이다. 36번 문항은 3D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비문학 지문을 이해한 뒤 추론으로 적절한 답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였다. 윤 교사는 “ 36번 문제는 단순히 지문에서 정보를 확인하는 기존 독서영역 문제와 달리 주어진 지문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론해야하는 문제기 때문에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역별로는 화법과 작문 영역의 경우 익숙한 문항과 지문이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낮았을 것이라고 분석됐다. 문학 역시 대부분 EBS 연계 지문을 바탕으로 익숙한 문항이 출제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평이다.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는 “현대소설과 고전소설의 경우 EBS 비연계 작품이 있어 생소할 수는 있으나 작품 난이도가 높지 않아 크게 어렵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교사는 “올해는 수능 접수 인원이 49만여 명으로 50만 명 미만으로 수능을 보는 첫해”라며 “상위권 변별력도 중요하지만 등급 구간별 인원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어 영역에 대한 추후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최종 성적표를 받고 등급 구간에 표준점수를 확인한 뒤 정시 지원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