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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 주요 국가 중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관련 특허출원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2개 대기업이 미국에서도 특허출원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12일 ‘우리나라 가상·증강현실 기술경쟁력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앞서 지식재산연구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5개국(IP5) 특허청에 출원된 6만 8000건의 가상·증강현실 관련 특허를 조사·비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관련해 IP5 국가에 접수된 특허출원 중 한국 출원인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한국 출원인의 출원 건수는 연평균 30.4%씩 급증했다.
누적 출원 건수도 전체의 14.1%로 미국(37.1%)과 일본(20.7%)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그간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로 불리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나서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혼합현실 기술을 10대 미래 핵심전략 기술로 지정해 투자해 왔다.
그 결과, 페이스북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기업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현실(VR) 체험시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단계로 아직은 정부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출원인별로는 가상·증강현실과 관련해 한국 특허청에 접수된 출원 중 삼성전자 25.6%, LG전자 14.4% 등으로 2개 대기업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삼성과 LG는 미국에서도 가상·증강현실 관련 기술의 특허출원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이나 개인의 특허출원 중 58.2%가 한국 특허청에만 출원해 해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국 특허청 출원 비중이 33% 수준인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임소진 박사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게임, 의료, 교육 등 여러 산업에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관련 특허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몇몇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해외 특허를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콘텐츠와 디바이스 및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