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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줄어들겠지만 내년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처인 신흥국 경기가 살아나고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며 수출 단가도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돌아서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다시 협상할 가능성은 수출 회복세를 발목 잡을 요인으로 꼽혔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6일 발표한 ‘2017년 수출 이슈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내년 내수 경기가 부진해 수출이 유일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신흥국 성장세에 주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 4.6%로 점쳤다. 올해 예상치 1.6%, 4.2%보다 더 높아진 것. 이는 올해 1~10월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7.5%로 신흥국 의존도가 더 높은 점을 고려하면 호재라 볼 수 있다.
수출했을 때 우리 상품의 가격을 좌우하는 환율 조건 역시 나아질 수 있다고 연구원은 판단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적극적 경기부양책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수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기대감도 수출에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재정부양책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도 생산자물가가 오르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유가와 함께 수출단가가 내리며 수출 회복세가 더뎌졌던 우리나라로선 수출단가 상승이 반가운 일이라른 것.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요인으로 연구원은 트럼프 신행정부를 들었다. 트럼프노믹스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어 수출 회복을 제약할 수 있어서다.
백 선임연구원은 “선진국보다 성장세가 높아질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 접근 전략을 짜는 동시에 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수출을 지속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장기 전략 또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