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옥의 티' 남긴 구글 '캠퍼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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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16.05.11 15:16:5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10일 오후, 구글 코리아가 주최한 ‘캠퍼스 서울’ 1주년 행사를 마치고 기사 송고까지 마친 시점에 전화가 한 통 왔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홍보실이었다. 올해 1월부터는 게임보다는 IT·인터넷 포털을 출입하고 있어 오랜만에 받는 전화였다. ‘무슨 일일까?’ 의외였다.

얘기인즉슨 오전에 쓴 캠퍼스 서울 관련 기사에서 잘못된 정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구글에서 진행한 행사에 왜 이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지?’ 처음에는 의아했다. 얘기를 듣다 보니 이 회사 입장에서 황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이랬다. 오전에 송고한 기사중에 자신들이 캠퍼스 서울 졸업 스타트업을 엔씨소프트가 인수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엔씨소프트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 측도 어찌 된 맥락에서 이 같은 내용이 나왔는지 궁금해 했다.

다시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봤다. 구글코리아가 펴낸 자료를 대조해가며 확인해봤다. 기사에 쓴 숫자, 인수·합병(M&A) 등의 사항은 구글코리아가 이날 펴낸 자료에서 발췌한 자료였다.

보도자료 본문에는 없었지만 참고 자료에 캠퍼스 서울 졸업 스타트업인 ‘B’사를 엔씨소프트가 인수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지난 1년간 캠퍼스 서울의 성과를 정리한 자료였다.

10일 구글코리아가 나눠준 보도자료 일부, ‘NCSoft에 피인수됨’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 기사를 작성할 때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국내 기업이 인수한 ‘모범 사례’로 보고 ‘B’사의 얘기를 넣었다. 캠퍼스 서울의 성과로도 여겼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에 확인까지는 안 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싣게 됐다.

엔씨소프트 관계자와 통화후 구글코리아에 연유를 물었다. 구글코리아 홍보 담당자도 자신들의 실수를 자각하고 있었다. 뒤늦게 알게 돼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B’사의 피인수 사실을 그들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을 통해 건너 들은 정보였다. 외국에서는 흔한 ‘인재 영입’의 사례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기업 자체가 인수된 것은 아니지만 B사의 창업자들이 나란히 입사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도 ‘B’사의 창업자들이 입사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해줬다. 단순 논리로 보자면 구글코리아 측이 언급한 ‘인재 영입’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영입’이라는 단어를 써야 할 지에 대해서는 엔씨소프트도 쉽사리 단언하지 못했다.

일단은 ‘B’사가 폐업했다. 엔씨소프트가 이들을 영입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단순히 채용했다고도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도중에 그만두고 기업에 입사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했던 B사 스토리가 ‘없던 일’이 됐다. 허탈했다. 국내 대형 기업이 실력있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들을 키워주는 ‘사례’는 잘못된 정보였다.

아쉬움도 있다. 구글코리아가 명확하게 사실 확인을 했었으면 하는 점이다. 해당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기자도 책임이 있지만, 구글코리아가 캠퍼스 서울 입주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없었을 해프닝이다.

10일 열린 캠퍼스 서울 1주년 기념행사에서 임정민 캠퍼스 서울 총괄이 키노트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김유성 기자)
그래도 지난 1년간 캠퍼스 서울의 성과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제 1년 지났을 뿐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성과를 단 1년만에 평가할 수 없듯이 캠퍼스 서울에 대한 평가도 몇 개월간의 활동만으로 측정할 수 없다. 성과 보여주기에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한 가지 더. 스타트업 창업자 입장에서는 캠퍼스 서울 같은 훌륭한 보육 시설도 좋지만 절실한 게 있다. 바로 투자다. 더 나아가서는 인수·합병도 해당 된다.

더욱이 구글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얘기는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든든한 배경’이 된다. 구글코리아가 지속적으로 국내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와 인수를 해줬으면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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