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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요타, 수소차 '미라이'에 운명 걸었다

장순원 기자I 2015.10.26 15:44:46

미국·유럽서 대대적 판촉‥충전인프라 구축 관건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일본어로 미래란 뜻)’가 도요타자동차의 미래를 짊어질까’. 도요타가 미라이에 회사 운명을 걸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는 지난 주 유럽 시판용 미라이를 공개한 데 이어 미국 헐리우드 영화 ‘백 투 더 퓨쳐’에 등장하는 30년 뒤 미래(2015년 10월 21일)를 기념해 미라이 특별 광고를 선보였다. 도요타가 미국 시판을 앞두고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인 것이다.

도요타는 오는 2050년까지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미라이는 이 계획의 핵심인 셈이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미라이를 ‘새로운 시작’(new start)이라고 이름붙였을 정도다. 독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이후 친(親)환경차인 수소연료차는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도요타가 수소차의 미래를 자신하는 것은 세계최초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프리우스는 고속주행때는 가솔린으로, 출발할 때와 저속주행 때는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원조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800만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수소차인 미라이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만들어낸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했기 때문에 운행 중에 배기가스 대신 물만 배출한다. 연료를 주입하는 데 3~5분 밖에 걸리지 않고 한번 충전하면 550㎞를 달릴 수 있다.

물론 수소차가 대중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비싼 가격과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다. 미라이의 유럽 출고가격은 6만6000파운드(약 1억1460만원)다. BMW의 럭셔리 세단 ‘7시리즈’와 비슷하다. 다른 수소차도 비싸긴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세계최초 수소연료차 현대차 투싼 ix35도 5만3000파운드(약 9200만원) 수준이다.

충전소를 짓는 것도 간단치 않다. 비싼 비용 때문이다.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는데 320만달러~400만달러가 필요하다. 주유소(80만달러)보다 4~5배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충전소 설치가 더디게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들이 발목을 잡아 수소연료전지차는 시장점유율이 2025년이 돼도 0.5%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도요타는 시장을 키우는 게 먼저라고 주장한다. 지난 1월 수소연료전지 관련 특허를 공개한 것도 다른 업체들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아베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치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 혼다와 닛산도 수소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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