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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몰린 1호선…"열차에서 숨 못 쉬겠다" 12차례 신고

권혜미 기자I 2022.11.07 14:10:28

전날 오후 '무궁화호' 탈선으로 34명 경상
KTX·일반열차 운행 중단…출근길 혼잡
시민들 12차례 신고, 경찰 출동해 통제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전날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로 인해 이날 서울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되며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운행 중단 사실을 몰랐던 시민들이 완행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특정 역에 몰렸고, 정체가 지속되자 불안을 호소하는 신고가 10여 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전날 오후 8시 52분께 용산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제1567열차(경부일반선)가 영등포역 진입 도중 궤도를 이탈(객차 5량, 발전차 1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엔 275명이 탑승했으며, 이 중 30여명이 부상을 입었고 2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경찰이 승객 탑승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로 인해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 이전 출발 예정이던 열차까지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특히 서울 지하철 1호선 경인선 급행열차(구로∼동인천) 구간은 일부 운행을 멈췄고, 광명역∼영등포역 셔틀전동열차도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탈선사고 여파로 인해 이날 아침 1호선 열차는 출근·등굣길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큰 혼란이 발생했다.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3분쯤부터 오전 9시까지 1호선 개봉역·구로역·신도림역에서 경찰과 소방에 총 12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무궁화호 탈선사고로 1호선 열차운행이 중지되거나 운행구간이 변경된 7일 오전 서울 경의중앙선 서울역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고자들은 “열차가 꽉 차 숨을 못 쉬겠다”, “사고가 날 것 같다”, “혼잡이 너무 심해 통제가 필요해 보인다” 등의 민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봉역 역무원 역시 “승차 인원이 너무 몰려서 사고가 날 것 같다. 역무원 2명으론 통제가 힘들 것 같으니 지원해달라”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구로소방서는 오전 8시 19분쯤 개봉역에 차량 6대, 인원 26명을 투입해 현장 관리에 들어갔다.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경찰이 승객 탑승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로역 승강장에 투입된 경찰관들 또한 곳곳을 뛰어다니며 승객들에게 “너무 무리해서 타지 말라”, “이미 열차 안에서 숨을 못 쉬겠다는 신고가 많이 들어왔다”고 외치며 상황을 알리거나 호루라기를 불면서 직접 통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트위터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불안함을 호소했다.

1호선 의정부 방향 열차를 탔다고 밝힌 A씨는 “사람들 비명 지르고 난리였다. 열차 계속 탄다고 억지로 밀고 들어왔다. ‘그만 미세요’ 소리치는데도 계속 들어왔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7일 오전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역 인근 탈선 사고 현장에서 코레일 복구반원들이 사고가 발생한 선로를 다시 설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외에도 “1호선 사람 너무 많아서 지하철 올라오는 계단까지 사람들이 줄 서있다”, “사람들이 ‘내리고 타세요’라고 하는데도 그냥 무시하고 탄다”, “어제 탈선 때문에 1호선 운행 열차가 줄고 구간 변동이 생겨서 아비규환이다”, “너무 위험하다. 사람들 몸 구겨 넣는 것만 봐도 무섭다”라는 내용이 올라왔다.

다만 연착에도 불구하고 경찰 통제와 시민들의 질서 덕에 비교적 안전하게 현장을 빠져나왔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정상운행을 목표로 탈선사고 복구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직원 160여 명을 투입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복구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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