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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터서 나온 고려 불교 공예품 10점 보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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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비 기자I 2021.07.01 13:47:07

고려시대 사찰 영국사서 불교의식용으로 사용
한문 조리서 '수운잡방'·부산 고불사 불경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고려시대 금속공예 기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을 비롯해 조선 초기 음식조리서인 ‘수운잡방’, 불경 ‘예념미타도량참법 권1~5’를 보물로 1일 지정 예고했다.

서울 영국사지터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사진=문화재청)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은 조선 시대 유학자 조광조(1482~1519)를 기리기 위해 세운 ‘도봉서원’의 중심 건물지로 추정되는 제5호 건물지의 기단 아래에서 2012년 수습됐다.

지정 예고 대상은 금동금강저 1점, 금동금강령 1점, 청동현향로 1점, 청동향합 1점, 청동숟가락 3점, 청동굽다리 그릇 1점, 청동유개호 1점, 청동동이 1점 등 총 10점이다.

원래 조선시대 도봉서원 터라고 알려진 이곳은 2017년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도중 고려 초기 고승 혜거국사 홍소(899~974)의 비석 파편이 발견됐다.

비문의 내용 중 ‘도봉산 영국사’라는 명문이 판독됨에 따라 이 지역이 고려시대 사찰 ‘영국사’의 터였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로써 도봉서원이 영국사 터에 건립됐다는 사실과 발굴지에서 수습된 금속공예품은 바로 영국사에서 사용한 고려 불교의식용 공예품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조선 초기 음식조리서인 수운잡방(사진=문화재청)
이번에 보물 지정 예고된 유산들 중에는 ‘수운잡방’도 있다. ‘수운잡방’은 경북 안동의 유학자 김유(1491∼1555)에서부터 그의 손자 김영(1577∼1641)에 이르기까지 3대가 저술한 한문 필사본 음식조리서이다. ‘수운잡방’은 즐겁게 먹을 음식을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이라는 의미로, 음식 조리서가 보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첫 사례이다.

이 책은 김유가 지은 앞부분에 86항, 김영이 지은 뒷부분에 36항이 수록돼 모두 122항으로 구성됐으며, 총 114종의 음식 조리 및 관련 내용이 수록됐다.

중국이나 조선의 다른 요리서를 참조한 예도 있지만, ‘오천양법’(안동 오천지방의 술 빚는 법) 등 조선시대 안동지역 양반가에서 만든 음식법이 여럿 포함됐다.

‘수운잡방’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제사를 받드는 문화인 ‘봉제사’와 손님을 모시는 문화인 ‘접빈객’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자 우리나라 전통 조리법과 저장법의 기원과 역사, 조선 초·중기 음식 관련 용어 등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학술적 의의가 있다. 아울러 저자가 직접 쓴 원고본이고 후대의 전사본(베낀 글)도 알려지지 않은 유일본으로서 서지적 가치도 크다.

‘수운잡방’은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 전기 요리서가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있다는 점, 당시 사람들의 음식 문화를 담고 있는 고유의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점, 나아가 오늘날 한국인의 음식문화 기원을 찾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 등에서 역사·학술적 가치를 인정 받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예념미타도량참법 권1~5(사진=문화재청)
불경 ‘예념미타도량참법 권1~5 ’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책은 부산 고불사가 소장한 유물로 1474년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의 발원으로 간경도감에서 개판한 왕실판본 불경이다. 10권 2책의 완질 중 권1~5의 1책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예념미타도량참법’의 가장 오랜 판본은 고려 우왕 2년(1376년)에 고려의 승려 혜랑 등이 간행한 책이 전하고 있다.

이번 지정 예고된 고불사 소장본은 1474년경에 찍은 판본으로 추정된다. 이 판본은 간행 이후 전국의 여러 사찰에서 간행되는 ‘예념미타도량참법’의 모태가 되는 자료로서 조선 전기 불교사상과 인쇄문화사를 살필 수 있는 중요자료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 등 3건의 문화재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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