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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덮친 글로비스 악재…줄줄이 하락

권소현 기자I 2015.01.14 16:19:45

지배구조 피해주 벗은 모비스마저 하락
당분간 변동성 확대 불가피 vs 펀더멘털상 금세 진정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무산 여파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배구조 피해주 굴레를 벗은 현대모비스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14일 현대글로비스(086280)는 9.22% 떨어진 23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하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현대모비스(012330)는 하루 만에 반락해 3.95% 밀렸고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나란히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현대로템(-1.32%) 현대하이스코(-0.7%) 현대위아(-1.64%) 현대비엔지스틸(-3.36%) 등 헌대차그룹 패밀리가 이날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12일 장 마감 이후 현대글로비스 지분 13.4%를 블록딜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수요 미달로 실패하면서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글로비스 주가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오너가 글로비스 지분을 팔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꼽히면서 얻었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하지만 모비스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 피해주라는 굴레를 벗고 주가 정상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이날 한국투자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기대와는 달리 모비스가 4% 가까이 하락하자 전일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모비스 주가가 10% 이상 올랐던 경우가 없었다”며 “이날 급락에 대해서는 수급 이상의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지분매각에 대한 배경이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들과의 소통방식에 대한 불만이 주가에 반영된 면도 있다”며 “한전 사태 매입 후폭풍 이후 현대차의 대응방식도 개선되고 있지만 하룻밤에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조세특례제한법 시한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개편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시나리오가 부상하느냐에 따라 계열사 별로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블록딜 후퐁풍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비스는 실적개선 모멘텀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 자산운용사 CIO는 “글로비스의 경우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해소됐다고 판단되는 주가 수준은 23만원 정도고 모비스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블록딜 무산에 따른 심리악화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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