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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금융시장 불안에 몸살..대폭 금리인상 `극약처방`

이정훈 기자I 2014.03.03 16:29:36

루블화 사상최저-증시 하루새 9% 폭락..금융불안
러 중앙銀, 기준금리 1.5%p 인상..자본이탈 우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군사 개입에 나선 러시아가 자국 통화가치 폭락과 증시 추락 등 금융시장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러시아 중앙은행은 단 번에 기준금리를 1.5%포인트(150bp)나 인상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4일 기준금리인 7일물 단기자금 금리를 종전 5.5%에서 7.0%로 단숨에 1.5%포인트 인상했다.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줄이면서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처럼 당초 예정에 없던 전격 금리 인상은 뛰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는 목표보다는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나 그로 인한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측은 “이같은 금융시장 움직임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날 러시아 증시의 MICEX지수는 한때 전일대비 9% 이상 폭락한 뒤 현재 8% 하락 중이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5년여만에 최대 급락세다. 또한 러시아 루블화도 달러당 36.3855루블로 전일대비 1.43% 급락하고 있고 장중 한때에는 사상 최고인 37.00루블을 찍기도 했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외환 전략가는 “현재 러시아는 해외자본 유출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며 “단기간에 그런 일이 생기진 않겠지만, 지금처럼 루블화가 약세를 이어간다면 인플레이션도 더 치솟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철군하지 않자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사회는 정치, 경제적 고립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와 정치 지도부에 대한 경제, 금융 제재를 추진하고 있고, 러시아에 투자한 미국 자본 회수까지 경고하고 있다. 이럴 경우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가 받을 타격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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